학교 내 간호사, 장애 학생 도울 수 있을까···‘공무원 간호사’는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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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07회 작성일 24-04-21 13:02본문
1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내년 2월까지 학교 내 간호인력이 제공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범위를 구체화한 ‘특수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특수학교에 상주하는 간호인력이 실질적인 의료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학교 내 의료지원 체계에 대한 정책연구를 진행했다.
학교 내에 간호사를 배치하는 사업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 해 학교에 가지 못한다는 희귀 근육병 환아의 사연을 접하고 학교에 간호사를 배치해 의료기기 착용 어린이들이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14개 시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중도장애학생의 의료적 지원’ 사업에 따라 대학병원 등과 협약을 맺어 필요 학교에 간호사를 배치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서울시교육청은 서울대병원과 협약을 맺어 특수학교 3곳에 상주 간호사를 배치했다. 이들은 장애 학생이 등교 후 영양물을 튜브로 섭취하거나 가래를 흡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부의 관련 사업 예산은 지난해 21억원에서 올해 28억원으로 늘어났다.
당초 정부는 간호사를 공무원 신분으로 채용해 학교에 배치하는 방식도 검토했다. 병원과 협약을 체결하기 어렵거나 간호 인력이 불안정하게 투입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보건교사와의 역할 충돌 우려와 공무원 감축 기조 등이 맞물려 무산됐다. 간호인력을 안정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공무원화’는 포기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부 검토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보건교사와 역할이 충돌되고, 공무원은 계속 감축하는 분위기라는 점을 고려해 꼭 공무원 신분일 필요는 없다고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특수교사들은 학교에 간호사를 배치하면서 교사의 부담이 완화했다고 말한다. 비의료인인 교사가 학생에게 의료 지원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나래학교와 서울시교육청, 의료기관이 진행한 협의회에서 교원들은 담임교사의 학생 관리 부담이 줄었다 교사의 수업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학교 간호사 사업의 의도는 바람직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증 장애학생이 의료현장이 아닌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찍힌다. 지난해 간호사를 인스타 팔로워 구매 배치했다가 올해 사업을 그만둔 서울시내 한 특수학교 교장은 1명의 지원인력이 다수의 학생을 돌보기 어려워서 결국 (보호자를) 교육하는 정도의 간접적인 역할만 했다며 학생들이 원래 다니는 병원으로 가는 편이 더 편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내 의료 활동에 대한 법안 정비 작업부터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행 의료법상 간호사는 의사의 처방이나 지시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올해 ‘의료기관에 소속된 의료인이 학교 내에서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의료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특수교육법 개정안이 공포됐으나, 구체적 의료행위 범위를 담은 시행령은 아직 개정되지 않았다.
학교 내 의료 및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점에 대한 우려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장애학생 의료지원체계 정책연구에 참여한 한 학교는 의료기관에서 의료지원 책임을 계약서에 명시하는데, 의료지원 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학교가 두려움을 크게 느끼게 된다고 했다.
간호인력의 안정적 배치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져야 한다. 의료기관은 수익성 등을 이유로 간호인력 파견을 꺼리고, 학교는 자체적으로 상주 간호사를 채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병원은 수익성이 없다 보니 봉사나 기부 차원에서 특수학교와 협약을 맺어주는 셈이라 지금은 어려움이 많이 있다며 신규 간호사를 파견할 때 병원과 협의가 잘 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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