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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극작가·공사현장 ‘잡부’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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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05회 작성일 24-04-1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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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인이다. 2018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2022년 첫 시집 <근무일지>(창비)를 출간했다. 삶과 시가 하나인 세계. 그 세계가 여기에 있다(이용주 시인), 산문이 시를 압도하고 시가 다시 산문을 포용하는 순환(김수이 문학평론가) 같은 평을 받았다.
그는 극작가다. 희곡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을 지난달 국립극단 ‘입체낭독공연’으로 선보였다. 2022년 국립극단의 온라인 상시 투고 제도인 ‘창작공감: 희곡’에서 발굴된 이 작품은 투고된 134편 희곡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공사현장의 ‘잡부’다. 택배노동, 청소노동, 철거노동 등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해왔다. 글쓰기 위한 취재 목적이 아니다. 이용훈은 여러가지 일을 경험했다는 것은 기술없는 잡부의 비애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숙련공이 되서 자기 살길을 살아간다는 건 얼마나 힘들고 멋진 인생인가. 나는 그런 사람들이 부럽다라고 e메일 인터뷰에서 말했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철거노동자 고윤호의 독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팀을 짜 구옥을 해체하는 철거노동자 고윤호는 작업을 하다가 병원에서 전화를 받는다. 동료 노동자 백두영이 쓰러졌다는 소식이었다. 백두영은 고윤호가 건설 현장에 처음 발을 내디딘 고교 졸업식 날 아침 만난 아버지같은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사람이었다.
이 희곡은 작가의 체험 혹은 성실한 취재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묘사로 이어진다. 현장 노가다 뛰는 사람들에게 전화 걸어서 통화음 3번 울려도 안받으면 바로 끊으십시오. (…) 전화 받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구요! 출판사 편집자와 국립극단 관계자는 실제 이용훈과 낮시간대 연락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백두영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은 지붕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라고 표현된다. ‘오함마’를 들고 철거를 시작했을 때는 세상이 흔들리듯 천장과 벽이 흔들리더군요라고 말한다. 희곡에는 안전사고가 날 뻔한 아슬아슬한 순간에 대한 묘사도 있지만, 철거가 뭐여 이판사판 떠돌다 우덜이 세운거 우덜 손으로 끝장내는거 아니여. 우덜이 공사판 염쟁이 아니걷어라는 노동자로서의 자부심 넘치는 대사도 나온다.
<근무일지>의 시어에도 ‘시멘트의 맛’이 가득하다. 권두에 실린 ‘당신의 외국어’는 가다와꾸 가도(는) 가리고야, 가이당 가랑(은) 가라(고)라는 말로 시작한다. 거푸집 모서리는 헛간, 계단 꽁지는 거짓이라는 뜻의 현장 용어다. 어떤 이에게는 말 그대로 ‘외국어’지만, 시인에겐 생계 심지어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언어다. ‘오산 스타렉스’ ‘여의도 트럼프’ ‘신수동 수화물 터미널’처럼 시인이 일한 장소가 그대로 시 제목이 되기도 한다. 사장놈이 의리 찾더라 두 손 붙잡길래 돈 벌러 와서 그딴거 눈곱만큼도 생각 없다, 했다(오산동 스타렉스), 작업반장은 맨홀을 살펴본다 도저히 안 되겠다 말하지만 위에서는 내려가라고…(한낮의 순찰자) 같이 노동현장의 현실을 짐작케하는 대목들도 있다.
이용훈이 글로 노동현장의 비참을 직접 고발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가족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채 ‘무명의 잡부’로 세상을 뜬 백두영의 삶을 조용히 기억하지만, 애절하거나 처절하기보단 무심하고 담담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근무일지>는 앞선 세대의 노동시처럼 힘찬 시어와 전망을 제시하는 대신, 때론 뜻을 짐작하기 어려운 복잡한 언어와 감성을 쏟는다. 이용훈은 나는 구경꾼으로 남고 싶다. 어떤 주장을 앞에서 끌어가는 사람은 변화를 만들겠지만 일어나는 일들을 주의 깊게 보고 발견하고 전달하는 일로부터 파동은 시작되니까라고 말했다.
이용훈은 한동안 일을 못했을 때 집 근처 도서관에서 오전 9시~오후 9시 책을 읽다 ‘나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문화센터에서 글쓰기 강좌를 들으며 강은교, 허수경, 이영광, 송경동의 시를 더 추천받아 읽고 쓰기 시작했다. 희곡 역시 우연히 중고서점에서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읽은 뒤 관심을 갖게 됐다. 이용훈은 시와 희곡은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간다는 점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글을 쓰는데 어떤 시간이나 대상을 특정할 수 없다고 한다. 인력배달 차량에 올라타 있다가도, 동료들과 밥을 먹다가도, 일터에서 어떤 상황을 목격할 때도 머릿속은 계속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그러다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묶여지는 번뜩이는 순간이 있다. 이용훈이 밝힌 영감의 순간이다.
그는 지금까지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적이 없었다. 건설 현장 잡부가 ‘시’를 썼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일’하며 ‘생활’하며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 수없이 많고, 나보다 더 치열하게 일하며 글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공연 때도 가지 않았다. 그는 갑자기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터질 듯이 뛸 때가 종종 있다. 화물차 안에서 상하차 일을 할 때부터 생겨났는데, 아마도 외부자극에 민감해진 듯 하다고 했다. 시집 표지 사진도 찍지 않으려다가, 편집자의 설득에 얼굴 절반 이상을 그림자로 가리는 사진을 넣었다.
시집에 실린 ‘시인의 말’에는 살아가십시오라는 한 마디만 적혀있다. 희곡의 ‘작의’에는 나는 한 죽음을 지켜본 적이 있다. (…) 나는 한 죽음이 잊혀지는게 못내 아쉽다. 나는 한 죽음을 기억하고 싶어 희곡을 쓴다, 썼다라고 적었다. 이용훈은 살면서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 앞에서 삶을 생각하며 살아왔다. 이렇게 엎치락 뒤치락 하다보니 살아있다는 것이 죽지 않았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죽음 이후에도 나아감이 있음을 어렴풋이 알게되는 듯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노동현장 ‘잡부’와 ‘작가’ 모두를 자기 일로 여기며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네 번째 국회의원 도전 끝에 4·10 총선 경기 화성을에서 당선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사의를 표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으로 홍준표 대구시장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적어도 국민 앞에 털털하고 솔직하고 과단성 있을 줄 알았던 대통령이 무슨 일이 생기면 하릴없이 숨어서 시간만 보내면서 뭉개는 것이라며 고구마 100개 먹은 듯한 정권에 그나마 젊은층이 관심을 가지려면 한 총리의 후임 총리부터 화끈하게 위촉해야 한다고 썼다. 이 대표는 젊은층에게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는 홍 시장을 총리로 모시고 국정의 상당 부분을 나눠 맡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번 총리 인선을 잘 해내지 못하면 정권에 대한 기대치는 더 급속히 가라 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홍 시장은 같은 날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서 이 대표 당선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 한 시민이 ‘시장님께서 이준석이 지역구로 당선될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그걸 깨버리고 당선된 이준석도 참 영악하다’라고 하자, 홍 시장은 그래도 괜찮은 정치인입니다. 당선을 축하드립니다라고 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으로 ‘중국 제조업 과잉생산’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 지펴진 가운데,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이 중국산 전기차 문제와 관련해 유럽을 방문해 대응에 나섰다.
신화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연합(EU) 내 중국계 전기차 기업 원탁회의에 참석해 중국의 전기차 경쟁력은 지속적 기술혁신과 완전한 공급망 체계, 충분한 시장경쟁에 의한 것이라며 과잉생산이라는 유럽과 미국의 비난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발전은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저탄소 전환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며 중국 정부는 기업들이 자사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의 유럽 방문은 EU의 중국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EU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 생산업체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보조금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기한은 올 11월까지로 보조금 지급이 사실로 판명되면 EU는 중국산에 대해 유럽 표준 자동차세율(10%)보다 높은 추가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중국산 전기차의 판매 가격은 유럽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보다 20%가량 저렴하다. 현재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은 8%로, 2025년에는 15%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지난해 1~10월 중국 전기차 전체 수출량의 42%가 유럽으로 향했다.
왕 부장은 이날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EU의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와 중국의 프랑스산 브랜디 반덤핑 조사 문제를 언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는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브랜디 반덤핑 조사에 대해 프랑스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중국산이 제외된 데 따른 보복성 조치라는 의혹이 일었으나, 이를 부인한 것이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월5일 EU가 원산지인 수입 브랜디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상무부가 조사 대상을 ‘포도주 증류를 통해 생산된 증류주’로 한정했다는 점에서, 코냑 등 프랑스산 브랜디를 직접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왕 부장은 이어 이탈리아로 건너가 순방 일정을 이어간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일대일로’ 공식 탈퇴를 선언했지만 중국과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엮여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중국 자동차 제조사 체리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이 회사와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중국은 미·중 갈등 국면에서 유럽을 중립지대로 두며 경제협력을 지속하려 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전기차 등 첨단 제품의 주된 수출처가 유럽이다. EU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에 대한 조사와 수입 금지 조치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대유럽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과 유럽 간 정상회담도 연달아 열릴 전망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방문한다. 숄츠 총리는 충칭과 상하이의 독일 기업을 먼저 방문한 뒤 1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창 국무원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독일 기업들은 ‘경제안보’와 ‘중국을 대체할 만한 생산처’가 없다는 딜레마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시 주석은 오는 5월 초 프랑스 파리를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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