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저에게 인권은 시집살이예요 > 자유게시판

[직설]저에게 인권은 시집살이예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38회 작성일 24-03-29 07:25

본문

휭휭 칼바람 소리가 교실 내 유리창까지 매섭게 들리는 겨울날. 나는 어느 교실에서 지친 몸을 책상에 겨우 기대어 학업의 열의를 붙들고 있는 중장년의 학생들과 인권을 공부하고 있다. 선생으로서 나는 인권이란 무엇인가를 물어야만 했다. 추상적 질문 앞에 돌아온 것은 두 눈 끔벅이는 무언의 당혹감뿐이었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교수자로서 나는 누군가 대답할 때까지 한동안 침묵의 무게를 견뎌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결국 책 몇 페이지를 펼치시라 하고는 한 시간 가까이 자연법과 실정법이 어쩌고저쩌고하고 말았다. ‘교수’다운 침묵 해결 방식 앞에서 학생들은 더더욱 입을 꾹 다물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뭐라 뭐라. 가수 나훈아가 무대 위에서 소크라테스의 이름을 따 ‘아! 테스형!’하고 깊이 탄식할 때는 공감과 박수가 돌아왔지만, 내가 강당 위에서 비슷한 시대의 지식인을 똑같이 불렀을 때 돌아온 건 오직 절망뿐이었다.학생들에게 대체 인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걸까....
산으로, 들로 나들이가 잦아지는 행락철이다. 움츠렸던 기지개를 켜는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연초록으로 갈아입는 나무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봄나들이 뒤에 숨은 불청객, 경계해야 할 대상 1호가 있으니 산불이다.1990년대 초반 봄. 고향인 경상북도 문경에서 산불감시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오전에 8㎞ 정도 떨어진 읍사무소에 가서 출석 확인 후 간단한 지시사항을 전달받은 다음 하얀색 바탕에 빨간색 글씨로 산불감시원이라고 선명하게 쓰인 완장을 찼다. 그러고는 삐걱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돌며 동네 이장님 댁에서 사인을 받은 다음 산불 예방 안내방송을 시작했다. 큰 나무 위에 달린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성이 메아리가 되어 온 동네를 흔들었다.치산치수(治山治水)라는 말이 있다. ‘산을 관리하고 물을 다스린다’는 뜻이다.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내포한다. 산불을 예방해 아름다운 산하, 싱그러운 녹색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산불의 피해는 막심하다. 홍수 피해가...

이전글인천시, 상자텃밭 2300세트 4월3일부터 선착순 분양 24.03.29
다음글‘2000년 미 대선 민주 부통령 후보’ 리버먼 전 상원의원 별세 24.03.2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