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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875원 대파’ 소동 부른 윤 대통령 행차, 국민 고통과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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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51회 작성일 24-03-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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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그 발언이 나오게 된 과정은 한 편의 부조리극이나 다름없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경제 부처 관료들은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를 잡는 데 윤 대통령이 앞장서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결과적으로 국민 가슴에 또 한번 염장만 지른 꼴이 됐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8일 윤 대통령이 민생경제점검회의에 앞서 물가를 살피기 위해 찾은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나왔다. 지난해 생산량 부족으로 대파가 1700원 정도 하는데 (현재) 875원에 판매 중이라는 하나로마트 관계자의 설명에 윤 대통령은 하나로마트는 이렇게 하는데 다른 데는 이렇게 (값이) 싸기 어려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나로마트 관계자가 농협에서 자체 예산을 투입해 판매 가격을 낮춰 다를 수 있으나, 정부 할인지원 제도는 재래시장도 적용된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나도 시장을 많이 가봤는데, 그래도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 대파 한 단의 가격은 4000원이 훌쩍 넘는다. 전국 어디를 가도 한 단에 875원 하는 대파는 찾아볼 수 없다. 그 하나로마트 매장도 일주일 전까지는 대파를 2760원에 팔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 방문 일정이 정해지자 1000원으로 가격을 내리고, 윤 대통령 방문 당일 875원으로 가격을 더 낮췄다. 농림축산식품부 지원금 2000원에 하나로마트 자체 할인 1000원, 정부 할인쿠폰 30%(375원)가 더해진 것이다. 윤 대통령의 행차에 맞춰 대파 가격을 일시적으로 대폭 낮춘 하나로마트도 우습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파 가격 875원을 놓고 합리적 운운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북한 같은 폐쇄적인 독재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875원 대파’를 단순 우발사건으로 치부할 수 없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공무원과 하나로마트 관계자부터 징계해야 한다. 대통령이 물가 점검을 나섰으면 실제 있는 그대로 대통령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대파값 875원이 합리적이라는 윤 대통령의 인식도 잘못돼 있다. 그 가격이면 소비자들은 좋을지 몰라도 대파 재배 농민들은 밭을 갈아엎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보여주기식 전시성 행차를 멈춰야 한다. 국민은 ‘쇼’에 넘어가는 바보가 아니다.
출근시간대인 19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지하철 혜화역. 역사에서 고성방가 연설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에서 금지하니 특정 장애인 단체는 퇴거해주십시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의 역내 방송이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 퇴거 과정에서 경찰이나 공사 직원을 폭행, 협박하는 경우에는 가중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엔 경찰의 경고 방송이 확성기를 통해 나왔다. 그 사이로 휠체어를 타고 빨간색 점퍼를 입은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목청껏 외쳤다. 그는 이곳은 장애인의 존재가 드러나고 부정당하는 곳이지만, 권력의 탄압에 맞서 권리가 울려퍼지는 가장 정치적 공간이라며 출마선언문을 발표했다.
노동당은 이날 혜화역 동대문 방향 승강장 5-4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를 오는 4월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후보 2번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전장연의 출근길 선전전을 하다 철도안전법 위반·열차 운행 방해·상해 등의 혐의로 두 차례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경찰은 지난해 7월과 지난 1월 유 후보에 대해 거듭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두 차례 모두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법원은 탑승 제지가 (서울교통공사의) 정당한 업무 집행인지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유 후보는 매일 아침 혜화역에서는 권리를 외쳤다는 이유만으로 장애인들이 끌려나가고 있다며 이동할 때, 교육받을 때, 일할 때 늘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살아왔지만 이제 눈치 보는 삶을 거부하며 저항의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선천적 중증뇌병변장애인인 유 후보는 원래 목사를 꿈꿨다. 신학 대학원생이던 시절 전도사가 되려고 스무번 이상 이력서를 냈지만, ‘전도사가 축구부 업무를 담당해야 해서 안 된다’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등 이유로 유 후보에게 전도사로 일할 기회를 준 곳은 없었다. 유 후보는 장애인 차별이 난무한 신학교에 다니기 싫어서 목사의 꿈을 포기했고 이는 나만의 일이 아니다. 정규 교육 과정인 중학교 졸업률이 장애인은 55%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 쫓겨남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차별정치, 혐오정치를 끝장내겠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노동당이 연 기자회견에서 앰프를 압수했다. 유 후보의 발언이 이어지는 도중 계속 퇴거를 요청했다. 유 후보의 발언을 끝으로 더 이상 기자회견을 이어나가기 어렵다고 본 노동당 측 관계자들은 역 바깥으로 나왔다. 연행된 시민은 없었다. 경찰, 선거관리위원회 등은 현장에 나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점검했다.
노동당은 이후 혜화역 2번 출구 인근 마로니에공원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연대 발언에 나선 대한성공회 용산 나눔의집 원장 사제 자캐오 신부는 유 후보는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회적 소수자 중 한 명으로 공고한 벽처럼 서 있는 현실이라는 벽에 또 하나의 갈라지고 깨진 틈이 돼 우리가 만나야 할 세계와 관계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20일 사퇴했다. 언론을 향해 ‘회칼 테러’를 언급한 지 엿새 만이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는 방산 협력 대상국 공관장 회의 참석을 이유로 이르면 21일 귀국한다고 한다. 4·10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황 수석의 사퇴는 당연할 뿐 아니라 오히려 늦었다. 기자들을 상대로 ‘회칼 테러’ 겁박을 한 것은 권위주의 시대에나 통할 언론관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면 시민이건 언론이건 모두 입을 틀어막겠다는 ‘입틀막 정권’의 본질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황 수석은 네 줄짜리 면피성 사과문을 내고 버텼지만 결국 여론에 등 떠밀려 늑장 사퇴했다. 사퇴 과정도 개운치 않다. 윤 대통령은 황 수석의 사의를 수용하는 형식이 아니라 책임을 물어 진즉에 경질했어야 했다.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대통령은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대통령실은 언론사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본 적이 없다지만, 국민들은 대통령실이 MBC 등 언론 장악을 위해 골몰해온 것을 똑똑히 지켜봐왔다.
이 대사는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호주 등 주요 방산 협력 대상 6개국 대사가 참석하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다고 한다. 이 회의는 개최 일정이 이날 확정됐다고 한다. 방산 협력이 시급한 현안이 아닌데도 주재국 대사들을 서울로 불러 별도 회의를 하는 것은 이 대사의 귀국 구실을 만들기 위해 급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대사 문제는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출국금지 상태인 핵심 피의자를 대사로 내보낸 그 자체가 사안의 본질이다. 정부는 공수처 약식 조사를 이유로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이 대사는 신임장 사본을 들고 현지로 갔다. ‘뭐가 그리 급했길래 피의자를 빼돌렸냐’는 국민적 의구심과 공분이 커진 이유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공수처에 대해 수사권 남용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조사하라며 압박했다. 이 대사에 대한 수사 절차와 기간은 독립기관인 공수처가 제반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일이지, 대통령실이 다그칠 일이 아니다. 대통령실이 공수처의 직무에 관여하는 것은 공수처법 위반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 귀국으로 민심을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사태를 수습하는 근본 해법은 윤 대통령이 이 대사를 즉각 경질하고, 제대로 수사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민심에 귀 기울이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번 사태를 오만·불통·무책임으로 점철된 국정기조를 성찰하고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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