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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돌리고, 답 피하고, ‘상대가 더 문제’···닮아가는 이재명·한동훈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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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63회 작성일 24-03-22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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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질문엔 답변을 피하고 말을 돌린다. 내부의 문제를 물었는데 ‘저쪽이 더 문제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거대 양당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두 사람의 선거 화법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9일 강원 춘천 현장 회견에서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 공천을 재고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그대로 회견을 끝냈다. 양 후보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다. 김부겸 공동 상임선대위원장 등 당내 일각에서 공천 철회 주장이 나온다. 당내 최대 선거 현안 중 하나라 최근 며칠째 관련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 대표는 대부분 인스타 팔로워 답변을 피했다. 지난 16일 경기 하남 현장 회견에서 표현의 자유라며 다만 선을 넘냐 안 넘냐의 차이라는 입장을 밝힌 정도다.
최초 보도 직후인 지난 15일 울산 회견 때 나온 질문에 이 대표는 답변 대신 현장 지지자들에게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멈춰달라고 인사하며 자리를 떠났다. 지난 17일 양 후보의 추가 막말이 드러났다는 질문에는 수없이 말씀드렸으니, 이제까지 드린 말씀으로 대신하겠다며 기준이 동일해야 한다. 잣대는 같아야 한다고 답했다. 같은 날 오전 이해찬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양 후보 관련 그대로 가야 한다. 선거 땐 흔들리면 안 된다고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질문 도중 그것에 대해서는 말 안 하겠다고 끊었다.
이 대표는 양 후보 관련 논란에 역공을 택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 그런 식이면 여당 대표들은 얼마나 욕을 많이 하느냐며 기본 자질이 없는 친일 매국 발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고, 최근 공천이 취소된 장예찬 국민의힘 후보의 과거 발언이나 2004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노 전 대통령 폄하로 논란이 된 연극 ‘환생경제’를 거론했다.
공직선거법상 공식선거운동 기간 외에는 확성기를 사용할 수 없다. 예외적인 경우가 기자회견이나 간담회다. 이 대표는 매일 현장 지원 유세 때마다 기자회견에 시간을 할애하며, 그때마다 마이크를 이용한다. 그러나 양 후보 논란 등 예민한 현안에 답변을 피하면서 회견 자체가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꾸준히 이어오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최근 중단했다. 지난 18일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그는 선대위 (회의) 하기 전에 말씀드리는 건 주객이 전도될 것 같아서 (회의장) 올라가서 말씀드리겠다며 질문을 받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선대위 체제로 전환된 만큼, 출근 시 매번 진행하던 백브리핑을 필요하면 수시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격 중단’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한편에선 이종섭 주 호주대사 출국,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막말 논란 등 예민한 이슈가 이어지면서 언론 대면을 줄이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출근길 문답을 꾸준히 진행하던 동안에도 예민한 질문에 두루뭉술하게 답을 넘기거나, 특유의 ‘반문’ 화법으로 민주당 이야기로 화제를 돌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장예찬 후보와 관련해 ‘검증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지난 15일 질문에 그는 민주당에도 그런 평가를 해달라. (민주당에는) 그런 문제 제기 안 하지 인스타 팔로워 않느냐며 질문한 언론 매체에 오히려 책임을 넘겼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현역 교체율과 관련한 질문에도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하는 건 쇄신이냐는 반문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한 위원장 취임 후 반등하던 국민의힘의 기세는 최근 정체에 빠졌다. 한 위원장 특유의 ‘이재명은요?’ 반문 화법도 피로감이 쌓이면서 효과가 이전만 못 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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