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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책과 삶] 아역 배우에게 촬영장은 왜 그토록 가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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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22회 작성일 24-03-2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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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위험을 향해 달리다-기억과 대면한 기록들
세라 폴리 지음|이재경 옮김|위즈덤하우스|364쪽|1만8000원
과거는 달라질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시간은 현재에서 과거로 흐를 수 있을까.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할지라도 한 사람의 의식 속에 과거는 끊임없이 재구성될 수 있다. 현재의 맥락 속에서 지난 경험과 기억들은 부단히 그 의미를 달리한다. 고통스러워 억눌러왔던 이야기들을 다시 끄집어내고 들여다보는 일은 위험하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과거의 이야기들이 현재의 삶과 공명하면서 새로운 맥락으로 재배치되기도 한다. 덜 버겁고 짊어지기 쉬운 방향으로 말이다.
국내에는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로 이름을 알렸고, <위민 토킹>으로 제95회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캐나다 영화감독 세라 폴리의 에세이집 <위험을 향해 달리다>가 출간됐다. 여섯 편의 에세이를 엮은 이 책은 제목처럼 그의 인생의 가장 위험한 이야기들을 다룬다. 어린 시절부터 배우로 활동하면서 영화 촬영 현장에서 겪었던 고통, 미성년기에 겪은 성폭력 피해 경험, 11세 때 맞닥뜨렸던 엄마의 죽음 등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내가 이제껏 피해왔고,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 수많은 밤을 지새우게 했던 이야기들이다. 내게 계속 출몰하고, 부지불식간에 우회로를 택하게 했던 이야기들이다.
고통스럽기에 회피했던 기억들이지만, 저자는 지금, 여기의 삶의 주도권을 단단히 움켜쥔 채 자신의 내면을 끝까지 파고들어간다. 그러면서 어린아이였을 때는 인지하지 못했던 상처 이면의 사회적·문화적 맥락들을 포착해낸다. 상처를 둘러싼 관계들은 다시 설명되고 폭력의 구조는 좀 더 명료해진다. 때론 유사한 경험을 다시 겪고 이를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소화하면서 과거의 상처에서 회복되기도 한다.
‘미치광이 천재’는 아홉 살의 저자가 미성년에 대한 물리적·정서적 보호장치가 전무했던 영화 현장에서 겪은 신체적·정서적 손상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다. 테리 길리엄 감독의 영화 <바론의 대모험>(1989)에 캐스팅된 저자에게 촬영 현장은 공포 그 자체였다. 지금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동의 인권이 유린된 학대의 현장이었다. 폭발음에 귀가 찢어지는 듯했고 불바다 같은 집중포화 현장을 달려야 했다. 초대형 수조에서 잠수복을 입고 오랜 시간 추위에 시달리거나 크레인에 매달려 추락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저자는 훗날 당시 겪었던 트라우마적 상황의 책임을 부모에게 돌린다. 아빠에게 공포스러운 장면을 그만 찍게 해달라고 했지만 아빠는 번번이 무력했다. 자신의 상처를 스테이지맘(어린 자녀의 연예계 데뷔를 위해 극성을 부리는 부모)의 문제로만 생각했던 저자는 지인의 딸이 길리엄 감독의 새 영화 <타이드랜드>(2009)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e메일을 쓴다. 자신이 겪었던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어린 배우들의 상황을 고려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길리엄은 상처가 깊었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당시 위험한 장면들은 대역을 썼는데 오히려 저자의 기억이 왜곡된 건 아닌지 묻는다.
저자는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돌아보며 자신의 상처에 대한 책임이 길리엄에게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오랫동안 위험천만한 촬영 환경의 책임이 그에게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내 부모를 필요 이상으로 비난했다. 그리고 그 배경으로 백인 남성 감독에게 수없이 많은 비행과 학대의 길을 터준 ‘미치광이 천재’ 신화를 꼽는다.
내가 테리의 책임을 면해준 것은 어릴 때부터 ‘악동 감독’(통제 불가 미치광이 백인 남성 천재)이라는 개념에 현혹된 탓이다. 천재성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영화계를 지배해온 신화를 나도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계가 특정 남성들의 충동 조절 장애 행동을 천재의 증상으로 해석하는 것을 평생 목격해야 했다.
저자는 일찍부터 자신이 경험한 제작 현장의 부조리한 위계 구조와 폭력성을 바탕으로 창작과 돌봄의 관계, 감독의 비전과 작품성을 실현하는 새로운 방식, 예술가의 책무에 대한 새로운 규범 등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침묵한 여자’는 캐나다를 떠들썩하게 했던 지안 고메시의 성폭력 사건을 다루고 있다. ‘미투’보다 앞선 2014년, 캐나다에서는 CBC 인기 라디오 진행자였던 고메시가 세 명의 여성에게 성폭행 및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는 폭로가 있었다. 제보자는 더 늘었고 피해 여성들은 그를 고소했다. 같은 피해자였지만 나서지 못했던 저자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복원하고 ‘침묵’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괴로움, 공포, 자괴감, 책임감 등 감정이 매 순간 교차하는 가운데 저자는 성폭행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폭력적인 사법시스템을 감당할 수 없을 거란 무력감에 침묵을 결정한다.
저자는 고발을 고민하면서 법원이 ‘피해자답지 않다’고 판단할 것이 분명한 자신의 발언과 행동들을 끊임없이 파고든다. 16세 때 당시 28세였던 고메시에게 폭행 피해를 입은 저자는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잘라내고 왜곡해 그와의 만남을 지인들과 농담거리로 쓰곤 했다. 그의 토크쇼에 출연해서는 사람 좋게 굴고, 거의 애교를 부리고, 기꺼이 자신을 폄하한다. 저자는 말한다. 고메시와 상호작용할 때의 나는 자신의 영화를 만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니다. 무슨 일인지 그의 존재가 내 어른 자아를 앗아간다.
지안 고메시 사건은 무죄로 끝났다. 법원은 고소인들이 피해를 입은 후에도 피고인과 교류했고 이후 그에 대한 행동과 발언이 (피해자다운) 반감의 수준에도 부합하지 않았다며 고소인들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저자는 남들에게는 이 비일관성이 그들이 성폭행 피해자가 아니라는 증거였을지 몰라도, 내게는 이 비일관성이야말로 그들이 성폭행 피해자라는 더없이 명백한 증거였다고 말한다.
금수저는 명품백 대신 문화를 과시한다, ‘야망계급론’
화교의 시선으로 본 ‘한국 중식’ 역사
인피제본 등 ‘별별’ 책들의 향연
수년간 이 에세이를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는 저자는 두려움, 무력감,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자괴감. 이것들에 눌려 우리가 감수해온 것은 무엇일까? 마음속으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가 용납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라며 괴로워한다. 그러면서도 피해 여성들과의 연대와 미투 운동이 변화시킨 지형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같이 바꿔나가야 할 현실로 새롭게 재배치한다.
저자는 연약했고 취약했던 어린 시절, 내상이 깊었을 상처들에 용기 있고 세밀하게 파고들어가면서 현재와 과거의 대화 속에서 허황되지 않은 회복의 에너지를 전한다. 저자는 이 이야기들은 다 붙여놓아도 한 인생의 초상이 되지는 못한다. 심지어 스냅사진도 되지 못한다면서도 다만 계속 진화하는 기억과의 관계와 그 관계의 변혁적 힘에 대해 말한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이 시즌2로 돌아왔다. 시즌1은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때문인지 넷플릭스 테드 서랜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가장 기대하는 한국 콘텐츠로 이 프로그램을 꼽았다. 오는 19일 첫 방송을 앞둔 <피지컬 : 100> 시즌2의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예고편에는 참가자 100명이 ‘무동력 트레드밀’(러닝 머신)에서 달리는 퀘스트(도전 과제)가 나온다. 업그레이드된 규모와 난도를 짐작하게 하는 상징적 장면이다.
시즌2의 부제는 ‘언더그라운드’다. 시즌1의 콘셉트가 ‘고대 그리스 신전’이었다면 시즌2는 ‘지하 광산’이다. 지하 광산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 축구장 3개 규모로 세트장을 준비했다. 시즌1보다 약 2배 커진 스케일이다. 미로 퀘스트에 사용된 벽체의 합판을 이은 길이는 6㎞, 광차 퀘스트에 사용된 모래의 무게는 300t에 달한다고 한다. 미로 퀘스트에선 미로를 탐험하며 몸싸움을 벌여야 하며 광차 밀기 퀘스트에선 150m 길이의 실제 레일을 따라 엄청난 중량의 광차를 끌어야 한다. 시즌1에서 나왔던 ‘공 뺏기’ 퀘스트 경기장은 잔디, 물, 케이지 등 3개로 늘어났다. 무더기 탈락자가 생겼던 턱걸이 퀘스트도 재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일 PD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퀘스트로 참가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을 주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강숙경 작가는 만약 지상이 폐허인 상태에서 지구상 가장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진 100명이 지하 광산에 있다면 ‘세계를 재건하는 영웅’으로 어떤 사람을 뽑을까 상상하며 퀘스트를 만들었다며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는 리얼리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피지컬: 100>의 주인공은 최고의 몸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참가자 100명이다. 제작진은 시즌2 참가자 중에서 전·현직 운동선수가 전체의 30%라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 UFC 선수이자 최다승 보유자인 김동현, 올림픽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인 유도 이원희, 레슬링 정지현, 스피드스케이팅 모태범 등이다.
강숙경 작가는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 경지에 오른 분들이라며 ‘국제 스포츠의 장’이라고 할 만한 스케일을 만들어 모시고 싶었던 모든 선수들을 다 모셨다고 말했다.
배우 이재윤·박광재, 아이돌 그룹 골든차일드 멤버 이장준을 비롯해 경찰, 군인, 외교관, 아보리스트(수목 관리사) 등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참가자들도 출연한다. 대테러 특수부대인 707특수임무단 출신으로 아시아 최초 세계소방관대회 우승자 홍범석은 유일하게 시즌1에 이어 재도전한다.
제작진은 출연자 검증 문제를 두고 법의 테두리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엄격한 검증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시즌 1에서 출연자들의 성폭행, 학교폭력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었다. 일반적으로 한국 방송사는 출연자의 범죄가 밝혀지면 해당 출연 분량을 편집하지만 넷플릭스는 편집 없이 그대로 공개해왔다. 장호기 PD는 논란의 출연자가 생길 경우 추후 편집이 어려우므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뉴얼과 대응책을 마련해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출연자들을 접촉했다고 말했다.
시즌2에선 여성 참가자의 비율이 25%로 늘었다.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 전 수영 국가대표 정유인, 핸드볼 선수 출신 박하얀, 로드FC 아톰급 챔피언 심유리 등이 출연한다. 통상 남성이 여성보다 강한 근력을 가졌지만 지구력이나 유연성이 필요한 퀘스트도 있어 여성 우승자가 나올지 주목된다.
성별 구분 없이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한다는 원칙은 시즌2에서도 유지했다. 시즌1 ‘공 뺏기’ 퀘스트에서 남성이 여성과의 몸싸움 끝에 가슴을 눌러 제압해 논란이 일었다. 장호기 PD는 다양한 지표에서 완벽한 피지컬이 무엇인가 탐구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성별에 따라 핸디캡이나 어드밴티지를 준다면 의도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제작진은 안전한 경기를 위해 운동선수 20여명으로 구성된 검증팀이 정전·지진 등의 재난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수차례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장 PD는 다양한 체급을 가진 이들이 안전 걱정 없이 피지컬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시즌1은 결승전에서 ‘조작 의혹’이 불거져 프로그램에 오점을 남겼다. 현장에서 장비 문제 때문에 두 차례 경기가 중단됐지만 제작진은 이를 편집해 공개했다. 당시 조작 논란이 커지자 넷플릭스는 조작 의혹을 부인하며 기자들에게 무편집 원본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시즌2에선 돌발상황이 생겨도 시청자에게 투명하게 보여주고, 전문 심판 10여명이 승패를 객관적으로 판정하도록 했다.
장 PD는 특정 출연자를 우승자로 만들기 위해 조작했다거나 결과를 번복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그런 (조작) 의혹이 제기되지 않도록 돌발상황이나 변수까지도 시청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그대로 보여드리자는 자세로 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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