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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가 낸 ‘예상 문제’는 왜 수억원의 가치를 지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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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66회 작성일 24-03-14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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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11일 발표한 교사와 사교육업체간 유착 실태를 통해 사교육업체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검토 등에 참여한 교원에게 문항을 사들이는 문화가 관행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출제환경을 잘 아는 교사는 비싼 돈을 받아 문항을 넘기고, 사교육 업체는 이렇게 얻은 문제를 통해 학원 명성을 올리는 연결고리가 고착화돼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은 지난 2월초부터 교사,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이날 밝혔다. 교육부는 사교육계와 교사간 유착이 이뤄진 이유로 개별 교사의 일탈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관리 부실을 꼽았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각서를 쓰고도 거짓말을 한 교사들이 대놓고 (거래를) 한 것이라며 문제가 된 교사들은 엄정하게 책임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평가원의 관리 부실 또한 책임이 크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개별 교사의 일탈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교육 체제가 공고화된 구조적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대표 사례 7개 중 6개는 ‘수능 문제 출제’와 관련돼 있다. 교사들이 학원에 제공한 수능 출제 예상 문제는 수억원의 수익을 안겨줬다.
풍부한 자금을 갖춘 대형 학원들은 출제 경험자의 수능 대비 문제가 필요했다. 수험생의 부모는 고가의 학원비를 지불하고, 자본력을 키운 사교육 업체나 유명 강사는 출제 경험이 있는 교사들에게서 수억원을 들여 문제를 사들인다.
개별 교사가 낸 문제더라도, 유명 학원강사나 학원의 공신력이 더해지면 수능 출제 예상문제의 값어치는 더 높아진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교사가 만드는 문제집은 잘 안 팔리는 반면 유명 강사가 제작하는 문제집은 인기가 많다며 교사들에게 학원강사가 고액을 안정적으로 챙겨주는 이점이 있다고 했다.
수능이 도입된지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문제의 희소가치도 커졌다. 수능은 전 과목을 통틀어 한 해에 1000개 가까운 문제가 출제된다. 수능은 문제은행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문제를 발굴해야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한다. 문제 출제 능력만이 아니라 교육계 정보력까지 갖춘 교원이 전보다 더 유리해졌다. 게다가 학원 강사에겐 강의력만큼 콘텐츠(예상 문제)가 중요한데, 이를 뒷받침하는 건 미묘한 출제 유형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출제 경험자인 현직 교사다.
대형 사교육업체와 학교가 시스템적으로 묶여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사교육 업체가 지원하는 대입 모의지원 시스템에 학생들의 성적 정보를 교사들이 일괄 제공하는 과정 등에서 유착관계가 형성된다는 게 교육계 일각의 시각이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사와 학원의 공생관계가 누적돼 생긴 문제로도 봐야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 중대한 비위가 확인된 교원에 대해서는 소관 교육청에 강력한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라며 입시비리에 가담한 교원의 징계 시효를 10년으로 연장하는 법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조만간 수능 공정성 강화 등을 위한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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