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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밖 노동자②]산후조리원에서도 노트북 열고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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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95회 작성일 24-05-08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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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비데 방문점검원, 음식 배달라이더, 대리운전 기사, 헬스장 트레이너, 기상캐스터, 학원강사…. 시민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노무제공자)와 프리랜서 등 비임금노동자의 다른 이름들이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노동법 울타리 밖에 있다. 일한 대가를 받지 못해도 근로감독관에게 임금체불을 호소할 수 없다. ‘최저임금’을 받지 못해도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사장을 고소할 수 없다. 1년 넘게 일해도 퇴직금을 받을 수 없고,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 등 ‘빨간날’을 유급휴일로 보장받지 못한다. 일터에서 위험을 느껴도 산업안전보건법이 보장하는 작업중지권을 쓸 수 없고, 건강검진도 자비로 해결해야 한다.
비임금노동자는 사회보험에서도 사각지대에 있다. 비임금노동자 규모가 85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노동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법·제도는 현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대표적인 문제가 비임금노동자는 보편적 권리여야 할 육아휴직을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소득 감소와 경력단절에 대한 걱정 없이 아이를 낳고 돌볼 수 있어야 한다.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것은 국제적 추세기도 하다. 2021년부터 노무제공자에게도 고용보험이 적용되면서 학습지 교사·대여제품 방문점검원·퀵서비스·대리운전 기사 등 19개 직종은 출산전후휴가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육아휴직급여 보장은 아직 검토 단계다. 경향신문은 지난 1일 노동절 전후로 육아휴직을 쓸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른 경험이 있는 비임금노동자 5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생활가전업체 코웨이 방문점검원(코디·코닥)으로 경북 지역에서 일하는 강지연씨(36·가명)는 2022년 12월 셋째 아이를 낳았다. 코웨이 방문점검원은 회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고 제품 점검·영업을 하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다. 대여제품 방문점검원도 고용보험 당연가입 대상이 되면서 강씨는 첫째·둘째 아이 때와 달리 90일의 출산휴가를 쓰고 고용보험에서 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육아휴직급여가 보장되지 않으니 출산휴가 뒤 생후 93일인 막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100일도 안 된 아이를 봐주는 어린이집이 주변에 없어 원장에게 빌다시피 했어요. 아이를 맡기고 오던 첫날 엄청 울었죠. 나라에서 부모급여를 준다고 하지만 신랑이 버는 돈과 부모급여로는 아이 셋 키우기가 힘들어요.
출산휴가 뒤 복귀 시점을 회사와 조율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그는 아이가 적어도 생후 6개월이 된 뒤 복귀하고 싶었다. 하지만 회사는 영업이 중요하다며 가능하면 빨리 복귀해달라고 했다. 회사는 ‘그래도 많이 좋아지지 않았냐, 출산휴가가 어디 있었냐’고 이야기했어요. 특수고용직이 이 정도면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깔린 거죠.
강씨는 출산 3개월 만에 현장에 복귀했지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쉽지 않았다. 아이가 어리다 보니 어린이집에 오래 맡겨둘 수 없어 오후 5시쯤 하원을 시킨다. 그런데 맞벌이 고객 중 오후 6시 이후 점검을 요청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강씨는 아이를 하원시키고 데리고 있다가 신랑이 오후 8시쯤 퇴근하면 그제야 점검을 하러 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코웨이 방문점검원으로 일하는 최미혜씨(44)도 지난해 1월 늦둥이 셋째를 출산했다. 90일 출산휴가 뒤 온종일 육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고, 지난해 6월 결국 계약해지(퇴사처리)가 됐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들어가는 돈이 많다 보니 최씨는 지난 1월 출산 1년 만에 ‘재입사’를 했다. 다만 첫째·둘째 아이 초등학교 하교를 챙겨야 해서 오후 시간대는 일하는 게 쉽지 않다. 저희 마음 같지 않게 퇴근 이후인 오후 6~7시쯤 와달라는 고객이 적지 않아요. 어쩔 수 없이 토요일에 부모님에게 애를 맡겨놓고 그날 점검을 가기도 해요. 제품 점검보다는 영업이 수수료가 높은데 저는 고객 만나는 횟수가 적다 보니 영업이 어려워요. 한 달 내내 일하는 건 아니지만 버는 돈이 100만 원도 안 돼요.
남성 노무제공자들도 육아휴직을 쓰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배우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더라도 아이 키우기가 쉽지 않다. 육아휴직의 보편적 보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광주에서 2017년부터 배달라이더로 일하는 박창현씨(34)는 두 아이(31개월·12개월)의 아빠다. 박씨는 지난해 말 플랫폼 노동자인 배달라이더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지 알아봤다. 갑자기 닥친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아내는 육아휴직을 쓰고 있어 회사에 다닐 때보다 소득이 줄었다. 아이들이 감기로 번갈아 입원하면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박씨 소득도 바닥을 찍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택자금대출 상환 시기도 찾아왔다. 지난해 말쯤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지면서 마이너스가 되기 시작했어요. 안정적인 지원 통로를 찾다 보니 육아휴직 생각이 났던 거죠. 배달라이더도 고용보험료를 내니까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고용노동부 담당자의 답변은 간단했다. 배달라이더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서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박씨는 맥이 빠졌다. 그는 플랫폼 노동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라며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사회보험 혜택으로 소득 감소를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고용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배제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코웨이 방문점검원으로 일하는 김병조씨(43)는 2022년 6월 또래보다 늦은 나이에 아빠가 된 이후 특수고용직 차별을 절감했다.
처음엔 회사원인 아내가 출산휴가 뒤 육아휴직을 이어 쓰면서 아이 돌봄을 맡았다. 아내는 더는 육아휴직을 연장해줄 수 없다는 회사 압박 때문에 지난해 1월 다시 출근을 했다. 아내의 직장 복귀로 육아를 전담하게 된 김씨는 지난해 3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일을 3분의 1로 줄여야 했다. 월 소득은 1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일과 육아 병행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어린이집에서 데려온 아이를 아기띠로 업고 오후 6시 이후 와달라는 고객 집에 방문한 적도 있었다. 고객이 미안해하며 다음에 오라고 하더라고요. 애기 업고 하면 힘들다고 하면서요. 아이 데리고 방문했던 동료가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요. 어린이집에 사정해 일을 마치고 뒤늦게 아이를 하원시킨 경우도 허다했다. 그는 늦게 가면 아이가 삐쳐 있다. 한 살밖에 안 되는 녀석이 인상 쓰면서 나에게 안 오려고 한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김씨는 아내와 상의 끝에 경기 군포시에 있는 처가로 지난 3월 들어갔다. 육아 때문에 일을 줄이다 보니 소득도 줄어 생활이 어려워진 게 결정적 이유였다. 은퇴한 장인이 ‘합가’ 이후 손자의 어린이집 등·하원을 맡고 있다.
김씨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수 없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저도 일을 하는 사람인데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껴져요. 수입이 많이 줄다 보니 지난 1년이라는 시간을 버티는 게 쉽지 않았어요.
전혜민씨(36·가명)는 한 정보기술(IT) 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업체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콘텐츠 모더레이터’로 6년 넘게 일하고 있다. 콘텐츠 모더레이터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인터넷 사이트의 유해·혐오 게시글이나 댓글을 모니터링해 삭제하는 업무를 한다.
전씨는 2022년 7월 첫아이를 낳았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열이 올라 출산예정일보다 한 달 일찍 출산했다. 그는 프리랜서였기 때문에 출산휴가도 육아휴직도 없었다. 출산 뒤 일주일간 격리를 마치고 산후조리원에 가자마자 노트북을 열고 일을 해야 했다. 관리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동료들과 근무 일정을 조정해 더 쉴 수도 있었는데 여의치가 않았어요. 결국 일주일밖에 못 쉬었죠. 조리원 가서도 일을 계속해야 하니 아이가 분유를 먹게 돼 미안하고 속상했죠.
최근 전씨에게 큰 변화가 찾아왔다. 그는 올해 1월부터 프리랜서가 아닌 ‘정규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회사는 2022년 말 콘텐츠 모더레이터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는데도 프리랜서 계약을 고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노동위원회에서 재차 노동자라는 판정이 나오자 회사는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무늬만 프리랜서’에서 벗어난 전씨는 올해 하반기 육아휴직 권리를 사용할 예정이다. 아이가 한 번도 쉬는 엄마를 본 적이 없어요. 엄마가 노트북 보고 있는 걸 싫어하더라고요. 뒤늦게나마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콘텐츠 모더레이터 중 일부는 노동자성을 인정받았지만 방송사 등 여러 업종에서 여전히 무늬만 프리랜서로 남아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연히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이들이지만 기업의 꼼수로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예술인·특수고용직 노동자 등도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야도 4·10 총선을 앞두고 특수고용직 노동자·자영업자 등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전씨는 총선 때 남발되는 공약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며 유럽 일부 국가들처럼 육아휴직이 보편적 제도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깜짝’ 경제성장률을 두고 정부와 한국은행이 ‘내수반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해외 소비 제외하고 보면, 국내 소비가 회복된 것으로 볼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외여행 증가로 해외 소비는 증가추세에 있지만 국내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분기 이후로는 제조업 지표 등 다른 수치 전망이 밝지 않아 1분기의 성장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 1.4%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 1.3% 성장은 1년간 성장한 것을 한 분기에 다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수출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수가 생각보다 강건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DP 전망치 상향은 기술적으로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얼마를 올릴지가 문제라며 우리가 뭘 놓쳤는지, 영향이 일시적인지 등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GDP 수치가 어디서 증가했는지 자체적으로 이유 분석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일단 정부와 한은이 1분기 1.3% GDP의 배경으로 꼽는 가장 첫번째는 수출과 함께 ‘내수 반등’이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모두 늘어 전분기 대비 0.8% 증가했다. 2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었다. 예상밖 내수 호조에 정책 당국자들은 재정 힘이 아닌 민간의 힘으로 성장했다고 추켜세웠다.
내수의 대표적인 지표인 민간소비 증가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내수가 정말 괜찮았다고 볼 수 있는지 물음표 찍힌다. 내수의 가계 소비 가운데 해외여행 등 국내 거주자가 해외 나가서 쓰는 ‘국외소비’ 비중이 커지고 있고, 국내 소비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GDP 계산할 때 해외에서 쓰는 내국인의 소비가 포함돼 내수 반등을 경기 반등의 이유로 보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최광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GDP 서프라이즈, 경기회복의 신호탄?’ 보고서에서 한국 민간소비와 가계의 국내소비 증가율은 2023년 2분기를 기점으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국내소비가 하락하는데도 국외소비가 상승하면서 민간소비는 상승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국내 소비지출(실질 기준)은 2022년 3분기 223조4000억원까지 올랐다가 점차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 4분기 221조1000억원까지 줄었다. 반대로 국내 거주자의 국외 소비 지출을 보면, 2022년 1분기 2조728억원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4분기에는 7조2967억원까지 올랐다. 비중으로 봐도 가계소비 중 국외소비 비중은 2022년 1분기 1.26%에서 지난해 4분기 3.19%로 상승했다. 코로나19이후 해외여행 증가세를 생각해보면 올해 1분기 국외소비 비중은 더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돈을 쓰는 일이 더 많아졌고 결과적으로 국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민간소비 이외에 2분기 이후 다른 수치들 역시 전망이 밝지 않아 1분기 성장률이 유지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 확산 지수는 3월 38.2였다. 지난해 7월(38.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72개 광공업종 가운데 생산이 줄어든 업종은 44개나 됐다. 생산이 늘거나 같은 업종은 28개뿐이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월 99.6으로 2월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3월 100.3을 기록해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렸다.
최 연구원은 5일 소비가 경기에 중요한 이유는 소비확대로 인한 기업이익 증가가 연결되기 때문인데 국외소비는 한국이 아닌 국외기업의 이익 증가로 연결되기 때문에 소비 확대에 따른 민간경제 선순환에 포함되지 않는 요소라며 1분기 GDP가 정부에서 말하는 대로 교과서적인 성장 경로로의 복귀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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