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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한국 사회 부적응자가 남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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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42회 작성일 24-05-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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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여름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에서 홍세화를 봤다. 고공농성을 하던 김진숙을 응원하는 희망버스가 갔을 때다. 홍세화는 무대 먼발치 담벼락 쪽에서 홀로 행사를 지켜봤다. ‘진보 셀럽’들이 맨 앞자리 어디 앉을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던 걸 목격한 뒤라 그 모습이 오래 남았다.
2013년 홍세화가 제안해 만든 학습 협동조합 이름이 ‘가장자리’라는 걸 알았을 때 경계를 지키거나 버티려던 마음으로 담벼락 쪽에 선 건 아닐까 생각했다. ‘가장자리’ 창립과 ‘말과활’ 창간을 두고 인터뷰했을 때 홍세화는 이렇게 말했다. 삶의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 벼랑 끝에 내몰리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이죠. 중심을 지향하는 게 아닙니다. 중심이 점 하나라면, 가장자리는 평등한 점들이 모여 만드는 선입니다. 벼랑 끝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맞잡는 연대의 선인 거죠.
부고에 그 가장자리를 떠올렸다. 그 자리는 전장이었다. 모두가 점 하나, 장교가 되려는 세상에서 홍세화는 늘 끝까지 사병으로 남겠어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고 했다. 척박한 땅에서 사랑하고, 참여하고 연대하고 싸워 작은 열매라도 맺게 하는 거름 역할을 하려 했다.
끝까지 ‘한국 사회 부적응자’로 남았다. 프랑스에서 귀국한 해 어느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고 계신가요’라는 진행자 질문에 적응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했다. 홍세화는 불온성을 간직한 걸 또 다행으로 여기고 살며 악역을 자처했다. 불화, 비난을 감당하며 가장자리를 지켰다.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선’ 이 불온한 자는 거침없었다. 척탄병으로 폭탄을 던진 곳은 수구보수 자리만이 아니었다. 이른바 ‘진보좌파’ 진영에도 투척했다. 홍세화는 세상을 바꾼다면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기 전에 스스로 바뀐다는 사실을 상기하려 했다. 조국의 사모펀드 문제와 우리는 조국이다 집회의 실상을 비판한 것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노동문제에 분노하던 이들이 문재인 정권의 노동문제에 침묵할 때 나는 김용균이라고 외친 것도 늘 가장자리를 지키며 싸운, 늙었으나 용맹했던 척탄병의 일이관지였다.
수구보수 쪽 사람들은 홍세화가 죽고 ‘진보좌파 비판’을 끄집어내지만, 그는 수구보수의 반동성을 줄곧 비판한 사람이다. 이 정권이 들어서자 윤석열의 ‘독불장군식 밀어붙이기’와 ‘김건희에는 눈감는 불공정’ 등을 비판했다. 홍세화는 ‘진보좌파’의 우경화와 이중성, 부의 축적을 비판했지 수구보수를 옹호하지 않았다. 2022년 11월 쓴 한겨레 칼럼에는 <조선일보> 따위가 문재인 정권을 ‘좌파정권’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가 왜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진보냐? 좌파냐?’라고 응수하지 않는다고 썼다. 사회주의자였던 그는 수구 언론이 우경화된 ‘진보좌파’ 세력을 ‘좌파’로 부르는 것을 좌파에 대한 모독으로 여겼다.
자기 좌표도, 공격 대상 좌표도 한결같았다. 소수자, 난민, 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 빈자 즉 육체적 품이든, 정신적 품이든 품을 팔아야 먹고살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약자들 편에서 싸웠다. 벌금 수십만원, 100만~200만원이 없어 교도소로 가 노역해야 하는 이들을 위해 맡은, 스톡옵션도 수당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은행장(장발장은행)’도 그에겐 마땅한 자리였다.
‘저널리스트 홍세화’도 20 대 80 사회에서 80의 생존과 투쟁 이야기를 거듭 끄집어내며 대물림되는 가난을 직시했다. 마지막 단독 저서 <결 : 거칢에 대하여>(2020, 한겨레출판)에서 언론이 다루는 서사는 연예인·부자·유명인·호감정치인 등 ‘20’과 관련된 것들이고, 노동자 등 ‘80’과 관련된 서사는 사회면에 양념처럼 곁들여지는 점도 지적했다.
지금이 사과 타령이나 할 때인가
윤 대통령, 이대로면 더한 게 온다
심판의 날, 그 이후
‘공화주의자 홍세화’는 한겨레21과 진행한 마지막 인터뷰에서 비판성·연대성을 공화국에서 품어야 하는 민주시민의 성격이라고 했다. 현실은 어떤가. 자기 진영·정파 사람들 잘못에는 눈감거나 옹호하고, 다른 진영·정파 잘못은 침소봉대한다. 진보와 개혁을 외치는 이들 중 난민, 소수자와 연대하는 이도 찾기 힘들다. 공공의 장은 비판적 이성과 토론 대신 광신과 맹신, 적의로 차버렸다. 홍세화는 ‘대한민국’이 국가 귀족, 사회 귀족 나라였지 공화국인 적이 없다고도 했다.
홍세화가 죽었다. 진보를 자처하거나, 진보 운동을 해온 이들이 진영·정파의 치어리더가 되고, 정론을 추구한다는 이들이 ‘20의 이야기꾼’ 노릇만 하는 세상에서 그의 부재를 오래 되새길 것 같다.
국방부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사진)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일 국방부는 인사혁신처 ‘나라일터’에 유 관리관의 후임 법무관리관(개방형 직위)을 모집하는 공고를 게시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2일 경향신문에 유 관리관이 지금까지 한 것으로 본분을 다한 것으로 본다면서 유 관리관의 임기가 오는 8월에 끝나기 때문에 3개월 전에 후임 공고 절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2021년 8월 임명된 유 관리관의 임기는 3년이다. 당시 모집 공고에는 성과가 우수한 경우 5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고, 성과가 탁월한 경우는 5년을 초과해 더 맡을 수 있다고 돼 있다.
유 관리관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끝난 것은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달 26일과 29일 두 차례 유 관리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7~8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빼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8월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사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과정을 주도하고,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건을 재검토해 혐의자를 8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선고받은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 측이 항소심 재판에서 증인 신청을 했지만 줄줄이 기각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휴대전화를 열지 않아 (증인 신청이) 설득력이 없다고 밝혔다. 손 검사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을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잠금을 풀지 못하게 하는 식으로 증거관계를 명확히 하지 못하게 했으면서 재판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증인만 신청하는 식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6-1부(재판장 정재오)는 1일 열린 고발사주 의혹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손 검사장 측이 신청한 일부 증인들을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발사주 의혹은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4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장이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웅 의원 측에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당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을 보냈다는 내용이다.
손 검사장 측은 2020년 4월 문제의 고발장이 어떻게 ‘손준성 보냄’으로 보내지게 됐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동료 검사인 A검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손 검사장 측은 A검사가 확실하지 않은 제보나 자료를 반송하라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손 검사장이 아닌 제3자가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손 검사장 측은) 피고인의 업무방식을 입증하려는 것 같다면서도 피고인 스스로가 휴대전화를 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증인 신청이) 설득력이 있어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손 검사장이 해당 사건 수사 시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휴대전화 잠금을 풀지 못해 증거가 명확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증인을 신청하는 식으로 무죄를 입증하려 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확실하지 않은 자료를 반송하는) 업무방식이 존재했는지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크게 다툼이 되지도 않는다. 그러한 업무방식을 제3자로부터 배웠다고 해서 이 사건에서 그렇게 했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신빙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아 채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 공판에서도 손 검사장 측이 자신의 부하검사를 증인으로 신청하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손 검사장 측은 1심에서 증언을 거부했던 임홍석 검사(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연구관)를 증인으로 소환해달라고 했지만 재판부는 1심이 무죄날 것 같으니 증언을 안 했다가, 이젠 유죄가 났으니까 무죄를 만들겠다고 증언한다면 사법절차를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재판부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성은씨(당시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와 김웅 의원을 2심에서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조씨는 김 의원으로부터 문제의 고발장을 전달받은 당사자이자 의혹을 폭로한 공익 제보자다. 재판부는 김 의원과 조씨는 둘 다 1심에서 증언했고, 이 중 일부가 유죄 증거로 채택돼 둘은 반드시 같은 날 신문해야 한다며 오는 29일 두 사람을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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