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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내 몸’ 기획,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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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50회 작성일 24-05-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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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 1~2월 보도한 ‘내 몸과 잘 살고 있습니다’ 시리즈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수여하는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수상했다.
민언련은 29일 이 시리즈를 기획·보도한 경향신문 김정화 플랫팀 기자, 김경학·박하얀 스포트라이트부 기자, 조태형·성동훈 사진부 기자, 양다영·백준서 유튜브팀 PD, 이수민 데이터저널리즘팀 기자에게 2024년 2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수여했다.
민언련은 ‘내 몸과 잘 살고 있습니다’시리즈는 특정한 기준에서 벗어난 여러 몸이 가진 이야기를 통해 ‘내 몸’과 ‘몸의 정상성’에 대해 돌아보고, 개인적이지만 사회적·정치적 요소에 영향받는 몸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내 몸과 잘 살고 있습니다’ 시리즈는 노화, 비만, 장애, 질병, 트랜스젠더 등 다양한 몸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몸에 관한 획일화된 시선과 차별을 거두고 더불어 살아갈 방안을 모색했다.
피아노 부문 1위 수상자
오정민(12·용인현암초 6년)
이화경향콩쿠르를 앞두고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정말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한다. 피아노를 좋아하는 마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고,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본선 곡을 준비하며 슈만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 공부했다. 자신만의 느낌으로 곡의 특징을 돋보이게 연주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7세 때 첫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행복하게 웃으며 박수 치는 관객의 표정을 보며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피아노 연습을 마치고 저녁 수영을 하면 힘들었던 마음이 재충전되는 것 같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체육 시간도 좋다.
김하윤(14·예원학교 2년)
막연하게 바라만 보던 콩쿠르에서 막상 1위를 하니 믿어지지 않고 아직 얼떨떨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여덟 살 때 처음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전공하기로 마음먹은 건 초등학교 6학년 때라고 한다. 처음엔 단순히 귀에 들리는 음을 직접 연주하는 게 멋져보여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음악의 깊이와 역사를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악보를 제대로 볼 줄 몰랐는데 예원학교에서 음악이론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곳에서 평온함을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언젠가 전쟁과 다툼이 없는 평화를 위한 곳에 쓰임이 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규(16·서울예술고 1년)
지정곡이었던 스트라빈스키, 브람스의 작품을 공부하며 이들의 음악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특히 스트라빈스키는 처음 공부해 본 작곡가여서 난해했지만, 덕분에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아 감사하다고 한다. 고등학교 진학 후 학업 양이 많아졌지만, 그 어느 때보다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수학 과목을 좋아하며, 영화 감상도 즐긴다. 호로비츠, 아라우, 브렌델 같은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를 존경하며, 브람스와 베토벤 교향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즐겨 듣는다. 가끔 밤에 혼자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첼로 부문 1위 수상자
유채원(12·경기초 6년)
이화경향콩쿠르 본선 3일 전 금호영재 독주회가 있어 많은 곡을 함께 준비해야 했다. 독주회를 마친 후에도 지치지 않고 체력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중저음과 카리스마에 반해 첼로를 시작했고, 초등학교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더욱 첼로가 좋아졌다. 솔 가베타, 미샤 마이스키, 요하네스 모저같이 여러 세대의 첼리스트를 두루 좋아하고, 드뷔시와 브람스의 소나타를 즐겨 듣는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거나 연설하는 걸 좋아해 훗날 음악 관련 해설을 해보고 싶단 꿈도 꾸고 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어떤 곡이라도 저만의 해석과 특별함이 있는 연주를 하기 위한 공부를 꾸준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주하(15·예원학교 3년)
다니던 유치원에 첼리스트 선생님이 와서 원생들에게 하루 체험을 시켜줬는데 악기가 너무나 멋져보였다고 한다. 곧바로 어머니에게 첼로를 배우고 싶다고 졸랐다. 이후에 첼로가 점점 좋아져서 초등 3학년 때부터 전공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하교 후에 매일 5시간 연습하는 노력파다. 많은 연습이 뒷받침됐기 때문인지 콩쿠르를 준비하면서도 선생님들께서 잘 지도해주셔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첼로와 학업에 모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친구들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라는 모범적인 답변도 내놓았다. 러시아의 첼로 거장 로스트로포비치를 존경하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즐겨 듣는다.
성악 부문 1위 수상자
정은재(17·서울예술고 2년·여)
초등학교 3학년 때 합창단에 들어갔고 중2 때부터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소리 내는 연습은 하루 2시간가량 하지만, 악보를 읽거나 자기 소리를 듣고 객관화하는 작업에도 많은 시간을 쓴다. 이화경향콩쿠르를 준비하면서는 음악이 멈춰 있지 않고 흘러갈 수 있게 하려고 집중력 있게 연습했고, 사람들에게 제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미국 출신 소프라노 리제트 오로페사,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 중 ‘홀로 길을 걸을 때면’을 좋아한다. 음악 외에는 혼자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위로가 되는 건강하고 영향력 있는 음악가가 꿈이라고 한다.
정민규(16·서울예술고 1년·남)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이라 공부하는 마음으로 참가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본선 전에 감기에 걸려 목 상태가 좋지 않아 경연을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무대라 결과와 상관없이 귀중한 경험으로 남았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해 합창단 생활을 했고,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가곡을 배웠다. 하루에 한 시간은 피아노 앞에 앉아 발성연습을 해왔다. 음악가로는 이탈리아 테너 프랑코 코렐리를 존경하며, 곡으로는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을 좋아한다. 자만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겸손하고 성실하게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배움에 열정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강한(20·서울대 2년)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성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연습시간은 정해놓지 않으며, 소리를 내는 시간보다 악보를 보면서 머릿속으로 연습하는 시간이 더 많다고 한다. 이화경향콩쿠르를 위해 여러 언어의 곡을 준비하느라 발음 디테일에 신경쓰고, 곡을 해석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특히 본선에서 3곡을 이어 불러 부담이 컸다. 대학교에선 고등학교 때 배우지 못했던 음악에 대한 깊은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미성의 테너 프리츠 분더리히, 푸치니 <라 보엠> 중 ‘그대의 찬 손’을 좋아한다. 열정적인 야구팬이기도 하며 오페라 연출에도 관심이 많다. 앞으로도 항상 겸손한 자세로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모범적인 소감을 밝혔다.
비올라 부문 1위 수상자
천희엘(12·서울버들초 6년)
피아노를 배우다 초등 2학년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이후 다시 비올라를 택했다. 새끼손가락 부상으로 수술을 해 3~4개월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다.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연습시간을 늘려간 끝에 1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새 학기라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었지만 연습의 즐거움을 점점 느끼고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고 즐거웠다고 돌이켰다. 음악 외에는 에너지가 생겨 무대에서도 한껏 즐길 수 있는 힘을 생기게 하는 줄넘기를 좋아한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황금별’을 부르는 신영숙의 모습에 마음이 뛴 적이 있다고 한다. 뮤지컬, 오페라를 좋아해 음악 감독의 꿈도 꾼다.
플루트 부문 1위 수상자
이수현(12·사내초 6년)
3학년 때부터 이화경향콩쿠르에 도전했다. 지난해엔 본선에 진출했으나 순위에 들지 못했고, 결국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화경향콩쿠르는 다른 콩쿠르와 다르게 지정곡을 연주해야 하다보니 곡에 대한 이해, 감정 표현 등을 위해 여러 연주자의 영상을 보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에 갔다가 작은 연주회에서 플루트 소리를 듣고 반해 귀국하자마자 배우게 해달라고 엄마에게 얘기했다. 2학년 때부터 하루 2~4시간, 방학 기간엔 5시간 연습을 해왔다. 아빠와의 러닝, 스트레칭을 운동으로 삼는다. 한국 플루티스트 중에선 박예람, 김정현 등을 좋아한다.
유지우(15·예원학교 3년)
꿈에 그리던 이화경향콩쿠르 1등이라니 황홀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올해 학교 중간고사 기간이 유독 일러서 콩쿠르와 시험 준비를 병행하느라 힘들었다고 한다. 본선 곡은 음정 연습을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 겨울에 취미로 시작했다가 이듬해 여름 전공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이 길이 맞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젠 ‘내가 가장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음악’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한다. 평일엔 최소 3시간, 주말엔 6시간 이상 플루트를 분다. 에마뉘엘 파위를 존경하고, 홀스트의 ‘행성’ 중 ‘목성’을 좋아한다. 과학 과목을 좋아하고, 자기 전엔 꼭 책을 읽는다고 한다.
권나경(18·서울예술고 3년)
꿈같은 이화경향콩쿠르 1위를 해 영광스럽고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몸살에 걸렸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고 한다. 음악적으로는 곡의 큰 틀을 잡기가 쉽지 않았고 작곡가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소리의 음색, 볼륨까지 하나하나 선생님과 이야기하며 신경을 썼다. 혼자 음악 들으며 걷기를 좋아한다. 에마뉘엘 파위를 모든 플루티스트의 꿈이라고 표현했다. 파위의 연주를 들으면 음악적 영감이 떠올라 연습할 때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한다. 그는 또 고3인 만큼 입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밝혔다.
바이올린 부문 1위 수상자
최수진(12·언북초 6년)
지난해에도 이화경향음악콩쿠르에 도전해 본선에 올랐다가 올해 드디어 1위를 차지했다. 가장 오랜 역사와 명성이 있는 이화경향콩쿠르에서 1위를 하게 돼 기쁘고 행복하다. 지난해에는 제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게 돼 더욱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콩쿠르 준비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또 다른 대회와 금호영재 독주회를 함께 준비했고, 본선 전날부터 감기에 걸려 식은땀이 났다고 한다. 바이올리니스트로는 힐러리 한과 레이 챈, 그리고 ‘김서현 언니’를 존경한다고 한다. 브람스 협주곡을 정말 좋아해 언젠가 연주해보고 싶다.
콩쿠르는 끝났지만 8월에 열릴 금호영재 독주회 준비는 한창이다.
성유나(15·예원학교 3년)
음악에 집중하면서 편안하게 경연에 임했다가 입상자 발표 후 축하 인사를 받았을 때에야 1위를 했다는 실감이 났다고 한다. 동네 음악학원에서 처음 바이올린을 접했을 때 그 작은 악기에서 활을 긋는 것에 따라 다양한 소리가 나고 음색과 볼륨이 달라지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다고 회상했다. 기본적으로 학교생활을 성실히 하려고 한다는 모범생이다. 초등 4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를 즐겨 들어왔으며,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2번도 좋아한다. 음악을 통해 타인과 경연한다는 것이 때로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경연을 나 자신의 음악적 성장을 가늠하는 기회로 삼으려 노력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클라리넷 부문 1위 수상자
최현우(11·한양초 5년)
초등 3학년 기악 시간에 클라리넷을 배우기 시작했다. 평소 하루 2~3시간은 연습한다. 이화경향콩쿠르를 준비하면서는 연습 시간이 더 늘어나 학업과 병행하는 데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1위를 차지한 뒤에는 노력한 보람을 느꼈다.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다. 수학을 좋아하며, 영어 책이나 소설을 읽는 것도 즐긴다.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K622번, 생상스 클라리넷 소나타를 좋아한다. 이 곡들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워터파크 가는 걸 좋아하고 세계 유명 맛집을 찾아다니고 싶은 소년이기도 하다.
이세연(14·선화예술중 2년)
초등부 때 1위를 하고 중학부에 도전해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음악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클라리넷을 시작했고, 하루에 4~5시간은 연습한다. 오사카 국제콩쿠르 목관 부문 특별상, 서울대 관악 콩쿠르 1위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이번 이화경향콩쿠르는 경연곡 수준이 높아 쉽지 않았지만, 힘든 만큼 많은 발전을 해서 값진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하필 대회 날 비가 와서 소리를 내기 힘든 홀 상태였지만 이 역시 잘 극복했다고 자부했다. 그림 그리기, 독서, 여행 등 음악 외에도 좋아하는 일이 많다. 좋아하는 곡으로는 맥스의 ‘스튜피드 인 러브’를 꼽았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의미로 종종 언급되는, 영국의 극작가이자 사회비평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으로 알려진 말이다. 하지만 묘비명 원문은 오래 살다 보면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게 당연하지(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정도의 번역이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과하지 않다. 흥미로운 사실은 조지 버나드 쇼는 묘지를 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후 화장된 그의 유해는 오랫동안 은둔하며 작품을 썼던 런던 교외의 ‘쇼스 코너’ 정원 곳곳에 뿌려졌다. 묘비는 아예 세워지지도 않았다. 그 이전부터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2000년대 중반 한 이동통신사가 만들어낸 묘비 사진과 과장된 말은 이제 정설처럼 사람들 사이를 떠돈다.
조지 버나드 쇼가 의미만큼은 통하는 말을 ‘직접’ 남겼다면, 어떤 이들은 하지도 않은 말들이 그 자신의 말처럼 후대에 전해지기도 했다. 대표주자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로 유명한 소크라테스다.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기둥에 새겨진 이 문구는 현명한 그리스 사람이라면 누구나 받들어야 했던 신탁(神託)이었다. 정작 이 말을 처음 했던 사람은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로 알려진 탈레스라고 한다. 그럼에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과 소크라테스를 동일시하는 이유는, 그가 이 오랜 신탁의 의미를 깨닫고 시장의 철학자로 살며 모든 이들에게 그렇게 살아보자고 권유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 않은 말의 주인공이 된 또 다른 인물로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있다. 종교재판에 회부되었던 그는 재판정에서는 지동설을 비난했지만, 법정을 나서면서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E pur si muove)라고 중얼거렸다고 알려졌다. 지동설과 천동설 등 과학의 실체나 배경에는 관심이 없는, 하여 ‘에피소드 과학’에만 몰입하는 세태가 만들어낸 웃지 못할 풍경 중 하나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법률가인 토머스 모어가 16세기 초반 선보인 <유토피아>는 사실과 다른 말들의 집합체 같은 작품이다. 일단 유토피아가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그리스어 없다(ou)와 장소(topos)를 조합한 말로 아무 데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5년을 유토피아에서 보냈다면서 토머스 모어에게 그곳 사정을 세세하게 설명하는 화자(話者) ‘라파엘 히슬로다에우스’라는 포르투갈 선원도 믿을 만한 사람은 아니다. 히슬로다에우스는 허튼소리를 퍼뜨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허튼소리 중 몇 가지만 살펴보자. 유토피아 사람들은 대개 6시간만 일했는데 누구나 유용한 일들을 하면서도 과소비하지 않아서 모든 게 풍족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유토피아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양서(良書)를 가까이하고 또 일생 동안 여가 시간에 책을 읽으면서 삶을 영위했다. 황금만능 풍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서, 금을 변기나 노예 족쇄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 허튼소리를 퍼뜨리는 사람의 이야기지만, 600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솔깃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양서를 가까이한다는 말은 더더욱 그렇다.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나 소크라테스가 깨달은 신탁,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로 자신의 신념을 지켰던 갈릴레이의 말은 어쩌면 긍정적인 영향을 우리에게 남긴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게 전한다는 뜻을 가진 ‘와전’(訛傳)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몇 걸음씩 퇴화시키고 있다. 발 없는 말은 천 리를 가고, 천 리를 가는 도중에 침소봉대(針小棒大)되거나 본래 의미는 사라지면서 듣는 이들로 하여금 전혀 다른 뜻을 생각하게 한다. 말과 글은 단지 사고를 표현하는 ‘수단’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기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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