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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뉴욕 대학가 반전 시위···“제노사이드 반대는 학생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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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92회 작성일 24-04-3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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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목소리가 미국 전체에 연대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으니 하나도 지치지 않아요.
뉴욕 컬럼비아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에이바 리온-세레노가 학내 ‘가자전쟁 반대’ 시위에 동참한 지도 26일(현지시간)로 열흘째. 그는 캠퍼스 광장 남쪽 잔디밭(사우스론)의 텐트 농성장을 낮이나 밤이나 지키고 있지만, 틈틈이 기말 과제를 하고 시위 참가자들과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 유대인인 그는 얼마 전 농성장에서 유월절 만찬을 함께 나눴다면서 나와 같은 유대인 친구들이 여기 매우 많다. 종교와 인종을 떠나서 모두를 환영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컬럼비아대는 최근 미 전역 대학가에서 다시 불붙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의 진앙이다. 한쪽에선 ‘저항 운동’으로, 다른 쪽에선 ‘반유대주의 위협’이라며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팔레스타인 깃발이 놓인 텐트촌 맞은편 잔디밭에는 수십개의 미니 이스라엘 국기가 다윗의 별 모양으로 꽂혀 있었고, 벽에는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이스라엘인들의 사진도 붙어 있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인한 전쟁 발발 이후 분열된 학내 여론을 짐작하게 했다. 인스타 팔로워
하지만 적어도 언론에 개방된 시간 동안 현장에서 노골적인 ‘반유대’ 구호는 들리지 않았고 찬반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10개항의 공동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반대 진영에 직접 대응하지 말 것’이다.
대학 밖은 정문을 포함해 주요 출입구가 봉쇄되고 경찰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막상 교정에 들어서니 여느 나른한 봄날 오후처럼 평온하기까지 했다. 농성장을 마주한 버틀러 도서관에는 기말 시험 준비에 한창인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위 집행부의 기자회견도, 무슬림 시위 참여자들의 살라트(하루 다섯번 기도 의례)도 큰 소리를 내지 않은 채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 18일 학내에 공권력이 투입된 일은 학내 구성원 모두에 상처를 남긴 듯했다. 시위대가 텐트를 펼친 이튿날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은 (천막 농성이) 명백하고 현존하는 인스타 팔로워 위험을 제기한다면서 뉴욕경찰(NYPD)에 시위대 해산을 요청했고, 최소 108명이 무더기 연행됐다. 익명을 요구한 어느 재학생은 강제 진압은 표현의 자유 침해 행위라며 시위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보다시피 평화롭고 연행 과정에서도 누구도 저항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에이바는 최근 컬럼비아대를 찾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주방위군 투입 시사 발언에 대해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키고 캠퍼스를 안전하지 않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당국은 다음달 15일 졸업식 전에 시위대가 천막을 철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가자에서는 누구도 졸업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 측의 요구 수용 전까지는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핵심 요구는 가자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으로부터 이득을 보는 군산복합체 등 기업들에 대한 대학 기금 투자 중단(divest) 모든 투자 정보의 투명한 공개(disclose) 해방 운동에 가담한 학생·교직원 사면(amnesty)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와의 교류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음달 학부 졸업을 앞둔 아리는 졸업식은 내 삶에서 중요한 이벤트이지만 가자에서 벌어지는 일에 비하면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컬럼비아대는 1968년에도 미 대학가를 휩쓴 베트남전 반대 시위의 선봉에 선 바 있다. 당시 학생들의 시위는 ‘징집 거부’라는 일상과 직결된 문제에서 출발했다면 지금은 전쟁 자체에 대한 도덕적 분노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대한 실망감이 짙게 묻어났다.
아리는 가자의 제노사이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건 대학생으로서의 당연한 의무라며 1968년 반전 운동에 참여한 선배들도 농성장을 지지 방문했다. 우리도 그들의 유산과 가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슈딥토 라흐만은 지금 이스라엘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이든이다. 미국은 가자에서 이스라엘군의 만행을 더 이상 방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150여명이 연행된 뉴욕대(NYU)의 경우 학교 측이 경영대학원 앞 광장을 판자 가벽을 세워 봉쇄한 탓에 인근 워싱턴스퀘어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학생 단체와 노조 등이 함께 연 집회에서는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는 구호와 함께 우리의 돈이 제노사이드 지원에 쓰이는 것을 반대한다. 가자에서 4만명이 죽었다. NYU도 피에 물들었다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NYU 박사과정생인 줄리엔은 너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견디지 못해 시위에 동참하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세계에 반유대주의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여기에선 발 붙일 곳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컬럼비아대 시위 집행부 대변인 격인 ‘컬럼비아대 아파르트헤이트 투자 회수 연합’(CUAD) 회원 키마니 제임스가 과거 시오니스트는 살 자격이 없다고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출입을 금지당하는 등 반유대주의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상당수 진보 성향을 띠는 대학생들의 반전 시위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이 처한 곤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시위에 나선 다수의 컬럼비아대와 NYU 학생들은 도널드 트럼프는 끔찍하다면서도 바이든이라고 더 나은 선택일 지 모르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지지와 무기 지원 결정이 가자 전쟁을 지속시키는 주된 원인이라는 인식도 드러냈다.
미 동부에서 시작된 대학가 반전 시위는 남부, 중부, 서부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27일에도 노스이스턴대, 애리조나주립대, 인디애나대 등에서 200여명이 연행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8일 컬럼비아대 시위 진압 이후 미 전역에서 연행된 학생이 70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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