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형·동생 양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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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57회 작성일 24-05-01 13:07본문
봄 농구의 마지막 자리에서 맞붙은 허웅(31·KCC)과 허훈(29·KT) 형제는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58)의 두 아들이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최초의 형제 대결을 벌이게 됐으니 그럴 법했다.
예상했던 결과는 아니다. 1997년 출범한 KBL에서 처음으로 정규리그 5위(부산 KCC)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기적이 일어나더니, 3위인 수원 KT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해 성사됐다.
허웅과 허훈이 인스타그램 팔로워 구매 프로농구를 이끄는 슈퍼스타들이라는 점에서 팬심도 들끓고 있다. 2021~2022시즌 올스타전에선 ‘팀 허웅’과 ‘팀 허훈’으로 나뉘어 경기를 치렀고, 이번 시즌 올스타전에서도 허웅이 팬 투표 1위, 허훈이 팬 투표 2위에 올랐다.
25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의 주인공도 자연스레 두 사람의 몫이 됐다.
허웅과 허훈은 아버지가 가장 행복하다. 챔피언결정전 최초의 형제 대결의 주인공이 되다니 가문의 영광이라며 부상 없이 멋진 승부를 보여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형제 대결의 훈훈한 분위기는 딱 여기까지였다. 승부의 세계에선 형도, 동생도 없다는 듯 네 손가락을 펼치는 선전 포고가 나왔다. 7전4선승제인 챔피언결정전을 4전 전승으로 끝내겠다는 이야기다.
허웅은 (허)훈이가 어제 역전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뒤 흥분해 카톡방에 불이 났다며 형제 대결로 관심을 받으니 반갑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우승하겠다. 4전 전승으로 (연고지인) 부산에서 끝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허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허훈은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이니 누구보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다르다. (형이 뛰는) KCC한테 한 번도 지고 싶지 않다. 빨리 끝내고 우승컵을 들겠다. 형과 일대일로 맞붙어도 그저 상대 선수일 뿐이라고 받아쳤다.
전창진 KCC 감독은 착한 웅이는 못된 훈이한테 늘 양보해 속상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선 동생이란 사실을 잊었으면 한다고 말했고, 송영진 KT 감독은 훈이는 항상 자신이 있다. (문)성곤이까지 잘 살려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KCC가 우승한다면 13년 만에 통산 6번째 우승컵을 들게 되고, KT는 최초의 정상을 밟게 된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3승3패로 동률이었다.
두 팀은 형제 대결뿐만 아니라 연고지 문제로도 엮여 있다. KCC의 현 연고지인 부산이 과거 KT가 2021년까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옛 터전이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KT가 부산이 연고지였던 2009~2015시즌까지 KT 지휘봉을 잡아 송 감독을 지도한 인연도 있다.
허훈은 아직 KT의 팬들이 부산에도 계실 것이라면서 두 팀의 팬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잔치를 위해 죽기 살기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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