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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깊이 ‘해저 싱크홀’ 발견…수심 무려 42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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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66회 작성일 24-05-0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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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깊은 ‘블루홀’이 멕시코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블루홀은 해안 근처 물속에 나 있는 깊은 구멍으로, 일종의 해저 싱크홀을 뜻한다. 이번에 발견된 블루홀 깊이는 무려 420m로, 군용 잠수함의 최대 잠항 심도와 맞먹는다.
30일(현지시간) 현지 과학계에 따르면 멕시코 프론테라수르대 연구진은 자국 대서양 방면의 체투말만에 존재하는 ‘탐자 블루홀’ 깊이가 420m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해 발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마린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블루홀이란 해안에서 가까운 바닷속에 존재하는 동그란 형태의 깊은 구멍이다. 주로 석회석으로 만들어진 동굴이 함몰되면서 생긴다. 바닷물이 석회석 내부로 스며들면서 생긴 균열이 점차 확대되다가 생기는 결과다. 블루홀은 수심이 주변 바다보다 깊기 때문에 짙은 파란색을 띤다.
연구진이 이번에 수심 420m라고 발표한 탐자 블루홀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2021년이었다. 당시 수심 측정 결과는 274m였다.
남중국해에 있는 301m 깊이의 ‘드래곤 홀’에 이어 세계 2번째 깊이였다. 그런데 새 측정을 통해 드래곤 홀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깊은 블루홀 자리에 오른 것이다. 새로 측정된 수심 420m는 일반적인 군용 잠수함의 최대 잠항 심도와 유사하다.
탐자 블루홀 깊이가 정정된 것은 2021년 발견 당시 탐지 기술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음파를 쏴 수심을 확인했는데, 블루홀 내부에 가득 차 있는 물의 밀도나 블루홀 내부 지형 때문에 정확한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연구진은 지난해 측정 작업에서는 장비를 개선해 탐자 블루홀이 더 깊은 수심을 가졌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향후 분석을 통해 탐자 블루홀 수심이 더 깊어질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새 측정 과정에서 탐자 블루홀의 바닥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측정 장치를 수심 500m까지 넣었지만, 조류 때문에 측정 장치가 물속에서 휘면서 좀 더 명확한 관측 데이터를 얻지 못했다. 새로 측정된 420m라는 수심도 ‘최소’ 깊이인 셈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내부 공간을 3차원으로 표현해 지형적 특징도 알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넉넉한 용돈과 달콤한 간식을 챙겨주던 할아버지의 푸근함이 패션에 녹아들었다. 올 초부터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타고 번진 범세계적인 패션 트렌드다. 안정감과 화려함이 묘하게 공존하는 ‘그랜드파 코어’의 매력을 파헤쳐 봤다.
익숙한 할아버지 옷, 묘하게 새롭다
이미지 공유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는 ‘2024 예측 보고서’를 통해 Z세대를 중심으로 요상한 그랜드파 코어(eclectic grandpa)가 확산할 것이라며 영감을 얻고 싶다면 할아버지를 떠올려라. 그리고 옷장에서 기발하고 표현력이 풍부한 아이템을 꺼내라라고 제안했다. 패션 브랜드 ‘엘르’ 역시 크롭트 톱과 미니스커트는 잊어라. 이미 틱톡은 수많은 그랜드파 스타일링 동영상으로 도배됐다며 화려한 레이어링, 예상치 못한 색상 조합, 복합적인 프린트는 다소 칙칙해 보일 수 있는 옷을 힙하게 바꾼다고 선포했다.
‘그랜드파 코어’란 할아버지 옷장에서 영감을 받은 복고풍 의상을 의미한다. 따뜻한 색감의 뜨개 조끼와 펑퍼짐한 바지, 부드러움이 강조된 스웨터와 회색 톤의 카디건이 그랜파 코어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이미지다.
김정희 스타일리스트는 그랜드파 코어를 가리켜 ‘편안함’이라는 세 글자로 집약된다. 디자인적으로나 분위기 면에서나 애써 힘을 주지 않았지만 넉넉함이 느껴지는 패션이라며 할아버지에게는 일상의 옷이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그들의 여유가 더해진 트렌드라고 정의했다.
유행은 숫자로도 증명된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3월 그랜드파 코어 관련 상품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그랜드파 코어 패션의 기본이 되는 체크 셔츠와 케이블 니트의 판매량은 각각 446%, 579%나 늘었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 스타일 역시 1월부터 4월 중순까지 체크 셔츠 거래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7% 증가했다고 밝혔다. 흔히 꽈배기니트라 부르는 케이블 스웨터 매출도 80% 성장했다. 두 제품은 그랜드파 코어를 스타일링하는 대표적 상품이다.
조선경 패션 MD는 지난해 유행한 올드머니룩이 상류층의 전통적이고 클래식한 스타일을 모방했다면 그랜드파 코어는 시대를 막론하고 흔히 볼 수 있는, 좀 더 친숙한 의미의 클래식룩이라며 격식보다는 개성을 강조하지만 그러면서도 단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미성과 실용성을 모두 챙길 수 있어 이를 소화하는 소비층도 폭넓게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인기?
그랜드파 코어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식지 않고 다양하게 변주되는 ‘레트로 열풍’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랜드파 코어’가 확산하기 이전에는 일명 ‘할머니룩’으로 불리는 ‘그래니룩’이 인기를 끌었다. 촌스럽고 유치하다 여겨지던 할머니의 낡은 옷장 속 아이템이 젊은 세대의 감각을 만나 ‘요즘 트렌드’로 뻗어 나간 것이다.
성별 구애받지 않고 시대 뛰어넘는 ‘멋’
박영한 트렌드 분석가는 AI(인공지능)가 등장하는 등 기술의 발달로 삭막해진 현시점의 레트로는 힘들었지만 따뜻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일종의 향수라며 이런 맥락에서 그랜드파 코어는 익숙한 옛것에 서려 있는 추억을 통해 위로받고자 하는 현대인의 정서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평소 그래니룩과 그랜드파 코어를 즐겨 입는 패션 인플루언서 정한씨는 오랜 연륜과 경험이 녹아든 어르신들의 멋이 퍽퍽한 삶을 살아가는 MZ세대에게 푸근한 위로를 건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젠더리스 패션이라는 점도 ‘그랜드파 코어’의 매력이다. 패션 크리에이터 박유림씨는 어른들의 옷은 대체로 관리만 잘한다면 대물림이 가능한 소재이고,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디자인이 대다수라며 특히 앞서 유행한 ‘그래니룩’과 달리 중성적인 느낌을 보여줄 수 있어서 남녀 모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치 소비’ ‘지속 가능한 패션’ 등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과 일치한다는 점도 인기를 견인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조부모의 옷만 있다면 새 옷을 사지 않고도 레이어드가 가능하니 정말 기특한 패션이 아니냐라며 이는 환경적인 문제를 중시하고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요즘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요소라고 풀이했다.
레트로와 힙함을 모두 챙기려면 이렇게
할아버지의 옷에서 영감을 얻어 출발한 그랜드파 코어는 단순히 옛것에 집중하지 않고 옷감, 색채, 무늬 등의 절묘한 조합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포인트다.
아티스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그랜드파 코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대표적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할아버지 패션’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팔꿈치에 스웨이드 엘보 패치를 덧댄 스웨터, 과감한 색상과 그래픽이 가미된 티셔츠 등을 매치해 레트로 매력을 배가시킨다. 강렬한 컬러의 체크 셔츠와 헤링본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팬츠 등으로 ‘힙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모델 겸 영화배우 지지 하디드 역시 ‘할아버지 옷을 패셔너블하게 입은 손녀’의 정석을 보여준다. 뉴욕 패션 행사에 참석한 그는 빛바랜 오버사이즈 재킷과 슈트 바지, 체크 남방과 빈티지 넥타이, 녹색 선글라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국내에서는 블락비의 멤버 피오가 그랜드파 코어를 충실하게 보여주는 좋은 예로 꼽힌다. 그는 황갈색 바탕에 다양한 패턴이 들어간 스웨터, 뿔테 안경과 단정한 디자인의 로퍼 등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멋을 뽐낸다.
레트로와 힙함, 두 가지를 모두 챙기려면 어떻게 입어야 할까.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제안하는 그랜드파 코어 팁은 ‘강약 조절’이다.
강렬한 패턴이나 컬러를 메인으로 골랐다면 여기에 매치하는 아이템으로는 최대한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 색감을 추천한다. 더불어 할아버지 패션이니 중후함이 앞서야 한다는 생각도 버리는 것이 좋다. 캐주얼한 느낌을 가미할 수 있는 타이, 헌팅 캡, 볼캡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멋의 깊이를 채우는 방법이다.
레이코 이케무라(73)는 일본 미에현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그릴 수 있는 미래는 넓지 않았다. 반골 기질이 있던 어린 여자아이에게, 시골마을 여성에게 주어진 자리는 작은 다다미방과 같이 좁게만 느껴졌다. 바다를 바라보며 이케무라는 넓은 세계와 미래를 꿈꿨다. 오사카의 외국어대학교에 진학해 스페인어를 공부했다. 스페인어의 음률이 마음에 들었고 그 언어로 쓰인 문학도 좋았다. 대학을 다니다 스페인으로 훌쩍 떠났고, 그 뒤로 돌아오지 않았다. 스페인에서 스위스, 독일로 기반을 옮기며 1979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29개국에서 500회 이상 전시를 연 성공적인 현대미술가가 됐다. 45년은 현대미술가로 성공적 커리어를 쌓아온 시간이기도 하지만, 유럽에 이주한 아시아 여성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간이기도 했다.
동양인 여성으로서, 외국인으로서 어려움을 겪었죠. 하지만 동시에 아시아인으로서, 여성으로서 나의 근원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그것이 나의 유산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간 등 이질적 요소들의 경계를 허물고 통합하는 이케무라의 작품세계는 이런 배경 속에 탄생했다. 토끼귀를 한 사람이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은 모습의 대형 조각상 ‘우사기 카논’(사진)이 이를 잘 보여준다. 토끼와 인간, 관음상과 성모마리아상이 섞인 듯한 ‘우사키 카논’은 인간과 동물, 불교와 기독교의 세계가 융합된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준다. ‘우사기 카논’은 스페인 발렌시아, 스위스 바젤시립미술관 등 세계 곳곳의 공공기관과 장소에 설치됐으며, 독일 뒤셀도르프에 설치한 작품은 4m가 넘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방사능 유출로 선천적 결함을 갖고 태어난 토끼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어요. ‘우사기 카논’은 평화의 매개체이자 메신저, 보호와 용서, 자비와 같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조각상인 동시에 건축물이기도 하죠. 조각상의 치마 안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시각으로 외부를 바라볼 수 있어요. 동시에 피난처와 같은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 3일 대전 헤레디움에서 이케무라를 만났다. 헤레디움에서는 이케무라의 국내 첫 미술관 전시인 ‘수평선 위의 빛(Lights on the Horizon)’이 열리고 있다. 대표작 ‘우사기 카논’부터 땅과 하늘이 만나 경계를 허무는 수평선을 그린 회화, 인간과 동물이 융합된 모습의 유리조각상 등 이케무라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31점의 회화와 조각 등을 볼 수 있다.
1층 전시공간에는 3m가 넘는 ‘우사기 카논’을 중심으로 자연의 풍경이 인간과 동물로 표현된 산수화 등이 전시됐다. ‘봄의 신호(Sinus Spring)’ 연작은 산과 땅, 강의 윤곽이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과 우연적이고 은근하게 뒤섞인 풍경을 그려냈다. 2층 공간은 어둠 속에 희붐하게 빛을 발하는 ‘수평선’ 그림들, 인간과 고양이 등 동물이 뒤섞인 모습의 색색깔 유리조각들이 신비로우면서도 명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시장 전체에서 인간과 자연, 인간과 비인간 동물의 경계가 흐려지고 관람객은 만물이 하나로 연결된 듯한 느낌에 녹아들게 된다.
나의 종교는 애니미즘이에요. 서양에선 유일신 개념이 강하지만 동양에선 나무와 바람, 돌 등 모든 것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 사상이 있죠. 종교라고 표현은 했지만 제게는 애니미즘이 환상적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우사기 카논’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만들어졌지만, 자연의 문제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기후위기를 직면한 현재에도 간절히 와닿는다.
세계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낄 수 없어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있었고, 전쟁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죠. 나와 다른 존재와 싸우는 게 아니라 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사기 카논’이 흘리는 눈물은 깊은 사랑에서 나오는 울림이라고 생각해요. 눈물의 가치를 통해 우리가 위로받고 회복하고 하나 되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전시에선 이케무라가 1990년대부터 그려온 ‘소녀’ 그림도 볼 수 있다. 온순하고 무력하면서도 성적인 대상으로 묘사해온 고정관념에 반기를 들고 소녀의 다양한 모습을 그림 속에 담아 왔다. 예술의 역사는 남성들에 의해 만들어졌죠. 저는 새로운 의문점과 시야를 던져주고 싶었어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여성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소녀라면 여려야 해, 여성이라면 관능적이어야 해, 이런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싶었죠.
헤레디움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복원해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지난해 개관하며 첫 전시로 독일의 거장 안젤름 키퍼의 작품을 선보인 데 이어 두 번째 전시로 이케무라를 선택했다. 식민지 수탈의 상징적인 장소가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일본 출신 작가가 전시를 연다는 것은 역사와 예술 등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케무라는 아픈 역사를 간직한 근대 유산을 문화적 풍성함을 나누는 공간으로 만든 헤레디움의 비전에 감명을 받았다. 전시를 열며 일본인인 저에 대한 큰 환대와 포용을 느껴 감사했다. 헤레디움의 비전과 같이 전시 주제를 ‘수평선’으로 잡았다. 수평선은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선이며, 수평선의 빛은 희망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8월4일까지.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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