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진의 시골편지]춘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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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65회 작성일 24-04-22 15:55본문
봄날 점심을 먹고 나면 춘곤증이 덮친다. 하품이 연방 쏟아져. 고향 마을에선 ‘부슴방’이라 아랫목을 그리 불렀다. 한낮이라도 까닥까닥 졸면 엄마가 아야~ 부슴방에서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눈 붙이고 오니라 그러셨다. 벚꽃 만개 후에 봄눈이 펄펄 날리고, 아니 날리면, 나이를 잊고 입을 죽 하니 내밀면서 잠시 꽃눈 맛을 본다. 행동거지마다 당최 철이 덜 들었다.
요새 올라다니는 대학가 산자락엔 진짜 다람쥐가 산다. ‘안녕하십니까불이, 감사합니다람쥐’ 하면서 <개그콘서트>의 ‘꺾기도’ 수련장인가. 아이들 취향으로 평생 까불며 실수나 잘못도 인간미다 하면서 사는 거다. 게을러도 좀 괜찮아. 대충에 대강 살아도 욕먹지 않는 다람쥐는 생애 전체가 감사합니다람쥐. 현대인들은 시쳇말로 너무 빡세다. 죽기 살기로 조이고 밀어붙인다. 그러다 죽어버리면 뭔 소용인가.
가출 청소년 방랑자처럼 가방 하나 들쳐메고 고속열차에 올랐다. 다음 누구와 약속이 없으니 기차도 내 마음도 여유롭더라. 잠을 자보려 눈을 붙였는데 춘곤증은 참 묘해. 자려고 벼르면 잠이 도망가. 열차 밖은 연초록 잎새들로 숲이 꽉 찼구나. 순간 평화가 감사하여라. 세상은 전쟁과 불안으로 암울한 터널이다만.
짝사랑
부럽지가 않어~
파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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