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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한복판에서 ‘사치품이 된 예술’을 비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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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34회 작성일 24-04-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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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세계적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매장인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지하 1층. 카페에서 에르메스의 테이블웨어에 담긴 호텔 신라 쉐프의 음식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보인다. 클레어 퐁텐의 전시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면 잠시 길을 잃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 당황하지 않고 카페를 가로질러 들어가면 이국적인 문양이 찍힌 낡은 타일 바닥 위를 나뒹굴고 있는 샛노란 레몬 열매들을 만날 수 있다.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다.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의 예술가 집단인 클레어 퐁텐의 전시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Beauty is a Ready-made)’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청담동의 호화로운 분위기와 달리, 클레어 퐁텐이 전하는 메시지는 급진적이고 정치적이다. 바닥에 나뒹굴며 발에 채이기도 하는 모조 레몬 열매들은 작품명 ‘이민자들’로 경제적으로 열악한 유럽 남부의 상징이자, 우리가 사는 사회 어디에나 존재하는 이민자들을 상징한다. 악마의 형상을 한 남성이 여성을 과도하게 보호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보호’는 강자가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저지르는 구속과 통제, 가부장제의 모순을 꼬집는 여성주의적 작품이다. 빨갛게 달아오른 지구의 사진을 담은 ‘오직 4도’는 직설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로 급박한 기후위기 현실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출신의 이론가 풀비아 카르네발레와 영국 출신 미술가 제임스 손힐 부부가 2004년 결성한 예술가 집단 클레어 퐁텐은 프랑스 문구 브랜드에서 따왔다. 이를테면 ‘모나미’ ‘모닝글로리’와 비슷한 이름으로, 농담같은 이름을 지은 이유가 있다. 기존의 신화적이고 영웅적인 작가상을 버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업적 행위로서의 예술, 제도 안에서 통제받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다루기 위해서다.
전시장 안에는 이들이 고유하게 창작한 작품은 없다. 기존에 존재하는 이미지와 사물을 사용한 ‘레디메이드 예술’을 선보인다. 변기를 전시장에 갖다놓고 ‘샘(Clear Fountain)’(1971)이라 명명했던 마르셸 뒤샹의 ‘레디메이드(기성품)’를 계승한다. 영어로 ‘맑은 샘(Clear Fountain)’을 뜻하는 클레어 퐁텐은 뒤샹의 ‘샘’에 대한 오마주이자, 예술작품의 상품적 지위를 비판했던 레디메이드의 급진성을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다.
안소연 아뜰리에 에르메스 아티스틱 디렉터는 현대미술은 표면적으로 새로워 보이면서 논란거리 없는 내용을 문화산업에 공급하는 상품이 되거나 개인의 진정한 창의성의 결실인 듯 고가의 사치품이 되곤 한다며 클레어 퐁텐은 상징자본의 핵심인 차별화된 작업을 ‘차라리 하지 않고’ 대신 보잘것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레디메이드 이미지를 차용해 소유권에 도전하는 길을 택한다고 설명한다.
나사가 우주에서 찍은 지구의 사진,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 화가 지오토의 그림을 액정이 깨진 핸드폰으로 찍은 뒤 확대해 지하철 광고판과 같은 라이트박스에 전시한 작품들, 어린이의 패딩점퍼를 세워놓은 ‘분실물’ 등 기성품들이 클레어 퐁텐에 의해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고 작품이 된다.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전시 주제의 모티프가 되기도 한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Foreigners Everywhere)’가 클레어 퐁텐의 대표작이다.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는 문구를 여러 언어로 번역해 네온사인으로 설치한 작품으로, 전 세계 60개 언어로 제작했다. 오는 20일 개막하는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장과 바티칸관에 모든 버전이 전시될 예정이다.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선 영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한국어 버전을 볼 수 있다.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는 문구도 다른 곳에서 빌려온 것이다. 2000년대 초 토리노에 유포된 ‘이민자들에게’라는 제목의 전단지에서 발견한 문구다. 클레어 퐁텐은 외국인이 된다는 것은 상대적인 조건이다. 모두가 누군가에게는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생기 있는 묘사로 종교 예술을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지오토의 그림 일부를 크게 확대한 ‘보호’ ‘새들의 설교’ ‘애도’는 생동감 있는 인물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표정과 행동을 통해 가부장제와 인간 중심주의, 세계에 만연한 폭력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깨진 액정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고풍스런 르네상스 회화는 재미있게 느껴지면서도 위태로워 보인다.
예술은 정치적 난민들의 장소가 된다. 클레어 퐁텐은 말한다. 이들은 기성에 존재하는 이미지와 물건 등 자본주의 상품의 부산물을 재조합해 여성, 난민 등 이 사회 주변부에 위치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그림을 판매하는 갤러리가 아니라 현대미술가들을 후원하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6월9일까지. 무료
충북 청주시가 시민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교통안전시설 개선사업을 추진한다.
청주시는 9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 수암골 보행환경개선사업, 보호구역 개선사업, 차선도색 사업 등을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은 분평 사거리, 용암농협 사거리, 용암교 앞 사거리, 복대 사거리, 충대정문 오거리, 사창하트리움 사거리, 봉명 사거리, 성모병원 사거리 등 주요 사고 다발 지점 8곳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청주시는 1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도로교통공단의 사고 발생지점 원인분석 및 개선방안을 토대로 교통신호기를 옮겨 설치하고, 노면 색깔유도선 신설, 보행자 안전시설을 설치한다.
수암골 일원 보행환경 개선사업은 청주시가 2022년부터 추진 중인 사업이다. 청주시 대표 관광지인 수동 수암골 일원에 보도 신설, 일방통행 정비, 보행자우선도로 설치 등을 진행해 보행 친화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청주시는 2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올해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교통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노인·장애인의 안전한 교통여건 마련을 위한 보호구역 개선사업도 추진한다. 청주시는 1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보호구역 교통안전표지 신설 및 정비, 미끄럼 방지 포장, 무인 교통단속 장비 신규 설치, 옐로우카펫 설치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또 보호구역 실태조사를 진행해 보호구역의 관리체계도 강화한다.
우천·야간 시 차선의 시인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선도색사업도 진행한다. 청주시는 올해 1순환로, 공항로, 직지대로 등 청주 시내 주요 도로 28곳을 대상으로 수성 페인트를 이용해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차선 도색을 진행한다.
청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가열 플라스틱을 열로 녹여 차선을 도색하는 융착식으로 진행해 왔다며 이 도색방식은 도로에 제설제 등을 뿌리면 시인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선에 수성 페인트를 뿌리는 차선 도색 방식이 융착식보다 시인성이 높아 시범적으로 도입하려 한다며 대신 내구성이 떨어져 융착식으로 연 1회 진행하던 것을 연 2회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반사 성능 측정 분석용역을 통해 수용성 페인트를 이용한 차선 도색이 융착식보다 효과가 좋다고 판단되면 사업구간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많은 시민이 안전한 교통환경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교통안전시설 개선 관련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통안전개선 사업을 발굴·추진해 교통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16일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그동안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세 차례 ‘조사위원회’가 꾸려져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히려고 했으나 아직도 명확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현재 침몰 원인은 ‘좌초설’(암초 등에 부딪혀 침몰), ‘외력설’(잠수함 충돌 등 외력으로 침몰), ‘내인설’(복원력 부족과 기관 고장으로 침몰)이라는 세 가지 가설로 남았다. 하지만 배가 왜 그리 빠르게 기울어 침몰했는지는 분명해졌다. 첫째, 증개축. 전시실을 짓고 선실을 늘리느라 세월호의 무게는 원래보다 239t 늘었고 선박 복원력은 줄었다. 이윤 때문이다. 둘째, 화물 과적과 ‘고박’ 불량. 세월호의 화물 적재량은 987t인데 당시 2214t을 실었고 화물 상당수가 제대로 묶이지 않았다. 선원들의 부주의 탓도 게으름 탓도 아니다. 고박장치를 설치하면 갑판 바닥을 많이 차지해 화물 적재량이 줄기 때문이다. 배가 기울자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며 침몰을 재촉했다. 수사 과정에서 관행이라는 진술이 나왔는데, 결국 이윤 때문이다. 이윤에 눈먼 운항으로 304명이 한순간에 깊은 바닷속으로 쓸려 들어갔다.
세월호는 안전과 생명은 뒷전이고 효율과 이윤만 앞세우는 자본의 논리로 돌아가는 우리 사회의 실상을 통렬하게 고발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정직하게 대면하지 않고 서둘러 일상으로 돌아왔다. 진정한 반성이 없으면 과거는 반복될 뿐이다. 무엇보다 일상의 참사가 당연하다는 듯 계속됐다.
이윤 좇는 자본, 생명·안전 무시
2022년 우리나라에서 1만2906명이 자살했다. 하루 35명, 한 달에 1075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힘들어 죽겠단 소리 없는 비명이 곳곳에서 끊임없이 새어 나온다. 이런 현실에서 아무리 수백조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온갖 정책을 세워도 출생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2022년 산업재해로 2223명이 사망했다. 874명은 사고, 1349명은 질병으로 죽었다(‘2022년 산업재해 현황’). 매일 2명 이상이 일하러 나갔다 영영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2022년 10월, 한순간에 159명이 압사한 이태원 참사는 세월호를 떠올리게 하며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안전과 생명을 무시하는 사회에선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인재였다. 정부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대책 마련이 아니라 진상 축소와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세월호 참사처럼 이번에도 정부는 없었다. 이태원 참사는 세월호 참사의 반복이다. 우리 사회에서 세월호는 10년째 침몰 중이다.
일상의 참사와 순간의 참사, 사회적 불평등 심화, 기후와 생태 위기 악화를 겪으며 안전한 생명 존중의 사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바라는 요구가 커졌다. 그러나 이 요구를 들어야 할 정치, 공동선을 증진해야 할 정치는 그 기능을 오래전에 상실했다.
22대 총선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우리나라 정치를 장악한 거대 양당은 언제부턴가 경쟁이 아닌 ‘전쟁’을 해왔다. 상대는 경쟁자가 아닌 ‘적’이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산다. 증오로 똘똘 뭉친 극단적 진영 싸움으로 중대하고 긴급한 사회적 의제는 실종됐다. 총선이 다가오자 대통령이 팔을 걷어붙였다. 여야의 주요 경합 지역에서 24번의 민생토론회를 열어 나라를 말아먹을 기세로 ‘묻지마 정책’을 남발했다. 규제를 해제해서 그린벨트도 농지도 개발한다고, 부동산 규제도 모두 푼다고 했다. 시종일관 돈타령이었다. ‘수백조원의 경제효과’ 운운하는 근거 없는 추임새도 빠지지 않았다.
세월호는 선거 때마다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투표합니까? 세월호는 배를 멋대로 늘리고 고쳐서, 화물을 너무 많이 싣고 제대로 묶지 않은 탓에 급속하게 바닷속에 가라앉았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어왔고 만들려 하는가? 우리는 묶어야 할 것을 제대로 묶고 있나? 우리 정치는 이런 물음에 고민도 대답도 하지 않는다.
각자의 날갯짓이 모여 세상 바꿔
봄, 농자천하지대본
방을 비우며, 퇴직 단상
‘이재, 곧 죽습니다’
세월호 이후 계속되는 갖은 참사는 우리가 정치를 바라만 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알려준다. 지난달 21일 ‘기억과 안전의 길’로 불리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유가족 유정씨가 대자보를 써 내려갔다. 그는 대통령이 참사의 진상 규명 요구를 가장 잔인하고 모욕적인 방법으로 거부했고 지난 2년간 정부가 우리 사회를 더 짙은 어둠 속으로, 더 고립된 개인주의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하며 호소했다. 지겨운 절망을 넘어, 내일을 위해 투표합시다.
절망을 넘으려면 무기력과 무관심을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 안전과 생명을 중시하는 내일, 불평등과 차별 철폐, 기후와 생태 위기 대응에 진력하는 내일을 향해 걸어야 한다. 이 내일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우리의 수많은 작은 날갯짓이 큰 나비효과를 일으켜 정치를 움직일 때 온다. 그런 내일을 위해 투표했습니다. 나의 작은 날갯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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