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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과일·샐러드 빠지고 반찬 리필도 못 해줘”···고물가가 때린 취약계층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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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13회 작성일 24-04-04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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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채소 등 식자재값이 크게 오르자 취약계층이 주로 찾는 무료급식소, 동행식당 등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례적으로 계속되는 고물가로 인해 더 싼 값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아나서는 취약계층이 늘었지만 이들을 맞을 급식소와 식당들도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의 원각사 노인 무료 급식소 입구에서 배식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만든 줄이 100m 가량 길게 늘어져 있었다. 오전 11시30분 배식이 시작되지만 이미 자리를 맡은 노인들로 입구가 북적였다. 배식을 기다리던 김모씨(77)는 집에서 밥을 해 먹을 때도 차려놓는 반찬 가짓수가 많이 줄었다며 물가가 많이 오르다보니 절약을 하려고 무료급식소를 더 자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사람이 더 몰리다보니 노인들은 급식소가 제대로 운영될까 걱정했다. 매일 급식소를 찾는다는 민모씨(78)는 물가가 올랐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리니 급식소 운영이 제대로 안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 3회 이곳을 찾는다는 A씨는 나같이 배고프고 가난한 노인이 올 곳이 여기 밖에 더 있겠나라고 말했다.
급식소는 이날 돼지고기가 든 짜장밥과 배추김치를 밑반찬으로 내놓았다. 원각사 노인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는 자광명 보살은 채소나 과일에 비하면 고깃값은 많이 오르지 않아 메뉴에서 고기를 빼지 않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식받으시는 분들의 영양을 위해서라도 과일을 드리고 싶은데 너무 비싸니까 아주 얇게 썰어서라도 드려야 하나 고민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무료급식소 행복한세상복지센터를 운영하는 박세환 센터장(52)은 원래는 반찬을 서 너 번 더 받아 가실 수 있게 넉넉히 준비했는데 요즘은 반찬을 한 번만 더 받아 가도록 정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특히 과일과 샐러드는 얼마 전부터 메뉴에서 아예 뺐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의 무료급식소 참좋은친구들 운영진은 사비를 털어서 운영하는 상황이라며 고물가라 식자재비는 모자라는데 급식소를 찾는 인원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쪽방촌 주민들이 복지카드를 이용해 식사를 할 수 있게 하는 서울시 ‘동행식당’ 사정도 비슷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동행식당을 운영하는 김숙자씨(66)는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이 대부분 오는데 가격(8000원)을 올릴 수도 없지 않냐며 남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자동 쪽방촌 거주자인 B씨는 그냥 일반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면 1만원이 훌쩍 넘으니 동행식당들만 찾아서 매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이 자주 찾는 한식뷔페들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부쩍 오른 식자재 물가 탓에 난처한 표정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식뷔페를 운영하는 최모씨(55)는 원래 하루 쓸 양의 상추를 3만원을 주고 샀다면 지금은 8만원 이상 주고 산다고 말했다. 최씨는 독거노인분들이 많이 찾는 가게이다 보니 가격을 올리는 것은 망설여진다며 차라리 내가 발품을 팔아 더 싼 거래처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식당을 찾은 박모씨는 물가 탓인지 어떤 한식뷔페는 매일 똑같은 반찬이랑 국을 주더라며 그나마 여기가 싼값에 여러 반찬을 먹을 수 있으니 손님이 좀 몰리는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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