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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언니의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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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51회 작성일 24-03-26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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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년 10월31일, 독일 동부 비텐베르크 대학 교회 정문에 ‘면죄부의 능력과 효용성에 관한 토론’이라는 글이 붙었다. 비텐베르크 대학 신학 교수인 마르틴 루터가 로마 가톨릭 교황의 면죄부 남발에 항의해 쓴 95개조의 반박문이었다. 이 글은 금속활자로 인쇄돼 삽시간에 유럽 전역에 퍼져나갔다. 종교개혁의 시작이었다.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은 대자보가 역사를 바꾼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종이에 써 벽에 붙인 것을 뜻하는 대자보는 조선시대에는 벽에 건다고 해서 괘서, 벽서로 불렸다. 주로 동네 어귀나 저잣거리, 성문, 포구 등 인적이 많은 곳에 붙였다. 왕의 실정을 탄핵하거나 탐관오리의 수탈을 고발한 익명의 괘서는 종종 사화로 이어졌다.
지금 쓰는 대자보라는 말은 중국에서 유래했다. 문화대혁명의 도화선이 된 것도 대자보다. 1966년 5월25일 베이징대 캠퍼스에 베이징대학 당 위원회와 베이징시 당 위원회 간부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고, 당시 실권파로 불렸던 국가주석 류사오치에 대한 마오쩌둥의 공격이 본격화했다.
한국 대자보의 전성기는 1980~1990년대였다. 하얀색 전지에 유성 매직으로 꾹꾹 눌러쓴 대자보가 대학 여기저기에 나붙었다. 대개 정치·사회 문제를 논평하거나 투쟁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대자보는 언론자유의 확대, 대학의 탈정치화, 인터넷의 발달로 예전의 힘을 잃었지만 아직도 이따금씩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얻곤 한다. 2010년 고려대생 김예슬씨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대자보, 2013년 한 고려대생의 ‘하 수상한 시절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대표적인 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인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고 유연주씨의 언니 유정씨(27)가 21일 동생을 잃은 서울 이태원 골목 초입에서 대자보를 썼다. 이태원참사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22일에는 해병대 예비역 대학생이 경북대에서, 예비 초등교사가 서이초 인근에서, 23일에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화곡역 인근에서 대자보를 쓴다고 한다. 대자보는 언로가 막힌 시대의 언로였다. 이들의 대자보도 ‘입틀막’하는 정부의 태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후보 등록 첫날인 21일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해 대한민국이 진짜 어려움에 빠졌을 때 대구가 대한민국을 구했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의 범죄세력과 통진당(통합진보당)의 후예들이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을 막겠다며 보수 표심을 자극했다. 특히 친박(근혜)계 무소속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대결하게 된 대구 중·남과 경남 경산을 각각 찾아 이탈표 단속에도 나섰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난 17일 공천을 받은 김기웅 대구 중남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곳은 ‘5·18 북한 개입설’ 발언 논란이 불거져 국민의힘이 공천을 취소한 도태우 변호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지역구다. 도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변호인이었다. 국민의힘 후보가 총선을 20여일 남겨두고 공천을 받아 인지도 측면에서 불리한 상황인 만큼 집중 지원 유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을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막겠다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여러분, (대한민국을 망치는 걸 막을 수 있는 건) 저희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과 이재명의 범죄세력과 통진당의 후예들이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대한민국의 주류를 장악해서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을 막겠다며 대구가 저희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서문시장은 시장 중에서 제일 유명하지 않냐며 선거 때 꼭 와야한다고 하는데, 왜 와야 하는지 알겠다. 그만큼 민심이 모이는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민심에 순응하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의 이날 대구 방문은 도 후보의 공천 취소에 대해 성난 보수 일각의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중도층의 입장을 견지하기 위해 도태우 후보를 이렇게 내몬 것은 대구시민으로 봐서는 굉장히 불쾌한 일이라며 대구시민들은 국민의힘 싹쓸이에 대한 저항도 굉장히 강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서문시장 유세 현장에는 일부 시민들이 ‘집토끼도 뛸 줄 안다’, ‘국민의힘 빼는 국민의짐 대구시민 분노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한 위원장에 항의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최은석 대구 동군위 후보와 우재준 대구 북갑 후보와 함께 대구 동성로 거리 인사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국민추천제’를 통해 공천한 정치 신인들이다. 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범죄자 연대와 종북 통진당의 특위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저희뿐이라며 대구를 위해서 모든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서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경북 경산을 찾아 지원유세에 나섰다. 이곳은 국민의힘 후보인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무소속 후보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맞붙는 격전지다. 최 후보는 한 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다. 조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메시지팀장을 맡는 등 대통령 핵심 참모라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경산 선거가 친박계와 친윤계의 맞대결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조지연을 선택하는 것이 국민의힘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미리 정확하게 말씀드린다. 우리의 원칙은 무소속 출마자에 대해서 복당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다음주 중에는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자택을 찾는다. 국민의힘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한 위원장의 박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밝혔는데, ‘박심’(박 전 대통령의 마음)은 국민의힘에 실려있다는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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