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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기 칼럼]포용 사라진 사회에서 희망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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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55회 작성일 24-07-01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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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쉽지 않아요. 이해관계자가 너무 많아 제대로 조정하기가 불가능하거든요.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물음에 대한 건설회사 임원의 답변이었다. 그는 재건축과 재개발은 갈수록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기만 하고, 이들을 중재하고 조정할 수단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자신의 이익이 결부된 사안이라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정부는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 신도시에 선도지구를 선정해 2027년 착공·2030년 입주를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당장 선도지구 신청조차 할 수 없는 신도시 이외 노후 단지들이 반발한다. 1기 신도시 내에서도 탈락한 단지들이 선뜻 동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선정 이후에도 동별, 아파트·상가의 의견이 다르고, 분담금 주장도 제각각이어서 산 넘어 산이 기다리고 있다.
육아휴직을 했다가 최근 복직한 한 후배는 남편 회사는 대기업 계열사인데도 부서에서 육아휴직을 한 남자 직원이 한 명도 없어 눈치가 보인다더라고 전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내놓은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는 육아휴직 급여 인상, 출산·육아 휴가 확대,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 완화 등이 담겼다. 과거 대책 발표 때마다 단골로 나오던 일방적 정책이다.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현실을 진단한 뒤 만든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과거 파일을 불러다가 붙여넣기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의·정 갈등이 4개월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의료계 통합 기구가 꾸려져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됐으나 무산됐다. 의대 교수와 전공의 대표, 의사회 대표가 참여하는 특별위원회에 전공의 대표가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의사 관련 단체 사이에서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2024 경향포럼>의 주제는 ‘분열의 시대, 다양성과 포용이 희망이다’이다. 후퇴하는 민주주의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회복과 전진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포럼에 참석하는 석학들은 파시즘과 포퓰리즘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정치 시스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했다. 앞서 사례처럼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민주적 절차가 사라지고 있다. 다양성을 배제한 채 포용을 도외시하는 세태가 일상 곳곳을 지배한다.
민주주의 위기의 원인에 대해 석학들은 경제적 양극화 탓이라고 본다. 옌쉐퉁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중산층이나 서민이 기존 자유주의 엘리트에게 가지는 불만이 커졌고, 포퓰리즘 정치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영상대담을 통해 경향포럼에 참석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서로를 분열시키고 비난하며 모욕함으로써 정치적 입장을 다지는 정치인, 지도자들이 혐오와 분열을 만들고 촉발한다고 비판했다.
후퇴하는 민주주의를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을까. 근본 원인이 경제 양극화라면 그 문제부터 치료해야 한다. 일자리를 늘리고 복지를 강화하며, 조세 형평성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포퓰리즘을 이용해 정권을 잡은 권위주의적 정권에서는 민주주의 회복이 불가능하다. 결국 민주주의를 전진시키는 일은 선거를 통해 민주적인 지도자와 정당을 선출하는 시민의 손에 달렸다.
평등 구현을 위한 차별과 불평등
‘Win or Nothing’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글로벌 민주주의 퇴행과 4·10 총선
캐시 박 홍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편견이 없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데다 열정적인 젊은 세대에서 희망을 본다면서 현재 권력을 쥔 세대는 이기적이고 부의 축적에만 관심을 갖는다. 사회를 뿌리째 바꿔놓을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젊은 세대가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년에게 당신이 희망이라고 말만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인스타 팔로워 민주주의 발판을 마련하고 미래 지도자가 될 세대를 키우는 것은 기성세대 몫이다. 정의와 포용, 평등, 혐오 금지, 관용, 평화, 인권 등의 가치를 시민에게 전파하는 독일 녹색당 하인리히 뵐 재단의 활동을 참고할 만하다. 민주주의는 그냥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미래 시민에 대한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로 의견이 달라도 존중하고, 협력과 타협으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이 자리 잡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를 이끌어갈 30년 뒤 보다 나은 세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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