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의 돌덩이로 쓴 시···RM도 ‘인증’한 작가 우고 론디노네 최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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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45회 작성일 24-04-08 18:40본문
론디노네의 팬이라면 환영할 전시가 열린다. 론디노네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번 투 샤인(Burn to shine)’이 강원 원주시 뮤지엄 산에서 열린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과 미술관을 둘러싼 자연을 배경으로 삶과 죽음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고찰을 다룬 론디노네의 조각, 회화, 설치, 영상 등 40여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안도 다다오의 강건하고 견고한 건축물 안에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도전적 작업이었습니다. 또한 뮤지엄 산처럼 매일 자연을 볼 수 있고 도시의 소음이 없는 곳에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 개막을 기념해 뮤지엄 산에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론디노네가 말했다.
암실을 둘러싼 여섯 개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영상 ‘번 투 샤인’은 전시의 주제를 보여준다. 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 전통 의식과 현대무용을 결합한 이 영상은 강렬한 사운드와 신체 움직임이 관람객의 시각과 청각을 압도한다. 12명의 타악기 연주자와 18명의 남녀 무용가가 모닥불을 둘러싸고 무아지경에 빠진 듯 강렬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프랑스계 모로코인 안무가 푸아드 부수프와 협업한 퍼포먼스 영상이다.
불교에도 빛나기 위해서 타올라야 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제작했는데,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는 모두 다시 태어난(rebirth) 것과 같습니다. 일몰에 시작돼 일출까지 이어지는 영상을 통해 삶의 순환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푸른 유리로 만든 11점의 말 조각을 통과한 빛이 일렁이는 전시공간은 동화적이고 환상적이다. 연한 푸른색부터 군청색에 가까운 색깔까지 고유한 푸른색을 띤 말 조각은 세계 곳곳의 바다를 말의 형태로 표현한 조각이다. 켈트해, 보퍼트해, 황해(서해) 등 세계 각지의 바다에서 작품명을 따왔다. 작가는 말을 상하 두 부분으로 나눠 말 안에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지평선 같은 공간을 연출했다. 말은 우리 삶을 이루는 4원소를 상징한다. 말은 모든 것을 담는 그릇으로서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흙, 수평선 안에 담긴 물과 공기, 불이라는 4원소의 결합체인 유리라는 물질로 응축된다고 설명했다.
주변에는 일몰과 일출을 단순화한 ‘매티턱’ 시리즈가 걸렸다. 작가가 거주하는 뉴욕 롱아일랜드 지역명에서 가져온 제목으로, 2023년 9월10일부터 22일까지 작업실에서 바라본 일몰과 일출의 풍경을 보색으로 이뤄진 3색의 수채화로 단순화해 그렸다.
작가의 시그니처인 화려한 색상의 거대한 돌 조각은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백남준관에선 4m 높이의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이 압도적 존재감을 발한다. 천장에 뚫린 둥근 유리창으로 비치는 햇빛이 거대한 조각상을 비추며 자연과 인공의 어우러짐 속에 웅장함과 숭고함을 느낄 수 있다.
야외 스톤가든에는 3m에 달하는 ‘수녀와 수도승’ 6점이 정원의 자연석과 어우러져 전시돼 있다. 작은 모양의 석회암 모형을 청동으로 주조한 작품이다. 2016년 네바다 사막에 설치한 ‘세븐 매직 마운틴’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관람객은 자연 풍광 속에서 작품의 순수한 형태와 색, 규모에 몰입돼 명상적인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백남준관은 자연과 인공적 존재가 공존하는 가장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수도승은 명상하는 자를 상징하며,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동시에 유리창을 통해서 자연과 관계를 형성합니다. 전시를 통해 주요하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인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고찰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론디노네는 인간과 관계없이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삶은 어떻게 지속되는가라고 질문하고 우리가 신경써야 하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라고 답했다.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태양의 나이’ ‘나의 나이, 너의 나이, 그리고 달의 나이’는 론디노네의 그런 생각을 보여주는 전시다. 원주시에 거주하는 1000여명 어린이들이 그린 2000장의 드로잉으로 구성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어른들은 허리를 숙이고 전시 공간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어린이들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어린이의 키높이가 되어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사방 벽으로 이뤄진 전시 공간 안에 아이들이 그린 제각각의 드로잉이 빼곡히 걸렸다.
론디노네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 안에서 삶의 순환이란 주제에 천착해왔다.
제가 바라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자연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명상하는 것은 인간의 DNA에 박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통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빛을 쏘아주고, 이를 통해 자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오는 9월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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