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진의 시골편지]부럽지가 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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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120회 작성일 24-04-06 21:02본문
한 중딩이 부모 따라 교회에 갔는데, 목사에게 묻길. 목사님은 숫자를 몇까지 세보셨어요? 그런 걸 왜 센다니? 제가 오늘 2000개까지 세다 말았걸랑요. 도대체 설교가 언제 끝날지 세다가 포기했걸랑요. 목사의 딱딱하고 지루한 설교보다 봄꽃 피는 게 반갑고 감동적이야.
벚꽃이 피면 벗님들 그리워라. 이팔청춘이야 ‘벗고 놀자’ 애인이 좋다지만, 나이 들면 속마음 헤아려주는 속엣말 벗님이 절실해. 교회나 절에 가면 죄다 연상의 형님 누님들뿐이다. 예수님도 부처님도 연상을 인스타 팔로워 좋아하걸랑. 철이 좀 들어서리 말귀가 통하니까. 늙으면 죄 고집불통 보수, 그딴 거 없다. 있다면 깡그리 잊고 사는 건망증이 있을 뿐. 아이들만 인스타 팔로워 말고 벚꽃놀이 모시고 가보렴. 딸내미 며늘아기 금목걸이 옜다 벗어주며, 지혜로운 말씀도 구수해라.
꽃구경 갔다가 눈물이 나서 울었다. 꽃가루 알레르기. 감동해서 운 걸로 쳐두자고. 약을 먹으면서까지 꽃구경은 신나고 즐거워. 남녘에서 시작한 벚꽃이 천천히 서울로 북상 중. 인스타 팔로워 전국을 누비면서 살다 보니 남들보다 긴 시간 벚꽃 구경을 한다. 꽃구경에 관해서만큼은 부럽지가 않아. 가수 장기하씨가 내 이런 인생을 노래로도 불러주는군.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파김치
사랑의 계절
쇠똥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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