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문변호사 윌밍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국의 이 도시는 워싱턴에서 남쪽으로 600㎞ 떨어진 노스캐롤라이나의 작은 항구다. 극우포퓰리스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을 ‘돈 버는 기계’라고 조롱하며 한국이 방위부담금을 현재보다 10배는 더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침 미국역사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해 워싱턴에 와 있던 나는 뉴스를 듣자마자 짐을 싸서 윌밍턴으로 향했다. 6시간 밤길을 달려 윌밍턴에 도착하자 여명이 밝아왔다. 목적지인 ‘1898년 추모공원’에 노 6개를 거꾸로 세워놓은 커다란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공원은 미국정치사, 특히 현 미국 대선국면에서 주목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우리는 미국은 한국 등과 달리 쿠데타가 없었던 나라로 알고 있다. 사실이 아니다. 미국도 성공한 쿠데타가 있었다. 바로 1898년 윌밍턴이다. 남북전쟁으로 노예들을 해방한 뒤 남부의 중심부였던 노스캐롤라이나의 윌밍턴 등에서 아프리카계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빠르게 향상...